16일은 오크타운/올드월드 주최의 2:2 판타지 토너먼트 The Alliance가 개최된 날이었습니다. 사실 종전의 40k 1500pts 토너먼트 (후기는 에블린/캐리짐님 블로그 참조) 이후로 첫 게임이었습니다. 미니어쳐 전 게임을 통틀어 말이죠; 그 사이 이사도 했고, 시험도 봤고, 학교도 다니고 이것저것..
아 잡설은 이만하고, 어쨌든 친분이 있는 분이 주최하는데다, 모처럼 우드엘프와 동맹이 가능한 기회였기 때문에 꼭 참가해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진오(천화)형과 Trusted Ally를 맺고 출전! 그런데 아미 짜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슬롯 공유라는게 은근한 제한이었습니다. 사실 전 우드엘프가 전부 사격, 하이엘프인 저는 다가오는 적들을 근접전에서 상대. 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정작 로스터를 짜다보니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우드엘프 트리맨은 정말 포기할 수 없는 레어슬롯이었습니다. 적으로 등장할때는 진짜 모델 던져버리고 싶은 순위 Best 3 안에 들어가던 녀석이 아군에 합류되니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최소 코어를 제외한 유닛은 전부 근접전 컨셉으로 잡았습니다. 뭐, 트리맨도 뿌리찌르기로 사격을 하고, 제 노블 역시 리버보우로 비교적 강한 원거리 능력을 보여주긴 하지만, 일단 코어 아쳐/글레이드가드를 제외하면 전원 근접능력을 최우선으로 편성했습니다.
문제는 마법이었습니다. 익히 툼킹이 출전한다는 정보를 접한지라, 마법에 대한 대비를 해야 했으나, 어차피 2000pts 이하에서 나오는 마법이라 한들 툼킹을 제외하면 맞아 줄만한 수준일것이라고 예상, 우드엘프/ 하이엘프 양쪽 모두 단 한 모델도 마법사를 합류시키지 않았습니다. 툼킹만 피하면 되겠지, 하구요. 전의 제 포스팅을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전 워해머 판타지에서 마법의 영향력을 상당히 낮게 치는 편이라 큰 염려는 없었습니다. 결국 마법사 0명은 꽤 과감했지만, 이번 토너먼트 성격에 딱 맞았던 기용이었더라고 끝난 지금은 자평해봅니다.
아미 사진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공교롭게도 기록이 없는 모양입니다;
하이엘프측:
-노블- 리버보우/인챈티드 쉴드/헤비아머/랜스- 그레이트 이글
-아쳐 x 10
-화이트 라이언 x 10 + 챔피언
-사자전차
-사자전차
우드엘프측:
-노블- 헤일 오브 둠 애로우/롱보우
-글레이드 가드 x 10
-글레이드 라이더 x 5
-드라이어드 x 8 (9?)
-트리맨
*우드엘프측은 긴가민가하군요; 왠지 노블에 조금 더 아이템이 달려있던 것도 같은데..
*대회 당일날 정말 피곤했습니다. 전략 연구 때문은 아니나 전날 4시쯤에 잔 것 같은데, 역시 워해머는 참 체력소모가 큽니다.
어쨌든 앉아서 꽤 많이 잔 것 같군요.. 개인적으로 무척 고단한 하루였습니다;
1차전 vs Dwarf Alliance
배신쥐님과 Gene님의 드워프 연합팀이었습니다. 사실 출전 아미들 중에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워 만나고 싶지 않았던 아미였습니다. 저희 아미는 기동위주로 상대가 접근시 주위를 돌면서 교란하고 마치를 방해하다 타격력이 있는 부대로 돌격하는 스타일이지, 적의 화포를 맞아가면서 앞으로 진군하는 스타일이 전혀 아닙니다. 고로 화력이 강한 드워프는 정말 어려운 상대였습니다.
대진운은 별로였으나, 테이블이 잘 걸렸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 큰 언덕이 있는 지형은 드워프의 막강한 화력을 발휘할 수 있는 면적을 반감시켰고, 이는 사실상 맵을 반으로 줄인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거기에 오픈 왼쪽엔 숲이 있었기 때문에 숲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능력을 갖춘 저희 아미에 상당히 유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궁수들로 적의 워머신을 집중사격하고 그레이트 이글을 탄 노블의 기동력과 트리맨의 맷집으로 맵을 우회하며 적을 측면에서 돌격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대포를 무서워한 사자전차는 단 한번의 교전도 없이 게임 종료시까지 언덕 뒤에 숨어 있었습니다. 본 게임에서 주사위 운이 좋았음은 분명합니다. 볼트쓰로워의 대창을 다섯번이나 피한 그레이트 이글.. 이날은 공중 곡예라도 한 모양입니다;
2차전 vs Undead Alliance
이실피르님과 handmadefire님의 뱀파이어 카운트/ 툼킹 연합과의 경기였습니다. 사실 2차전이었어요, 다이스스트림에서 이 아미와는 대회 사흘쯤 전에 한번 모의전 형식으로 배틀했던 적이 있습니다.(결과는 무승부) 초반 상대팀의 재빠른 진군, 성공적인 근접전 때문에 "이거 지는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렸었습니다. 사실 초반의 아군 하일라잇은 우드엘프 노블의 Hail of Doom Arrow로 적 빨래.. 아니 스피릿 호스트를 전멸 시킨 것? 그 외에는 뭐.. 일방적인 학살전이었습니다. 특히 아군 우익을 쓸고 진형의 원거리 부대를 전멸시킨 후 중앙까지 진군한 툼킹 전차는 역시 예나 지금이나 공포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는 툼킹진형의 언덕 위에 똬리를 틀고 앉은 캐스킷 오브 소울.. 이 녀석을 보는 상대는 무척 위태로운 지경에 빠질 것이라는 것은 설명 안해도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군에 항마(抗魔)수단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죠. 결국 최대한 캐스킷 쪽을 보지 않으며 기동하느라 엄청 고생했습니다. 거기에 그레이트 이글을 탄 노블까지 고작 A1의 허약한 마법사의 나무막대기를 맞고 절명했으니.. 아아, 노블이여 애도를 보낼 따름입니다. (종전의 모의전에서도 완벽히 같은 상황에서 사망했습니다. 데자뷰를 보는 듯 했어요. 멍청한 노블녀석.)
역전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사자전차 두대의 돌격이었습니다. 전 게임에서 포인트값 못하고 숨어있느라 바빴던 우리 백사자들이 날뛰지 못한 만큼 더 잘 해줬습니다. 중앙에서 진군하는 제너럴인 뱀파이어의 구울 부대에게 돌격, 임팩트 힛에서 무려 11을 먹이고, 사자들, 탑승 크루들 죄다 뱀파이어를 후려친 덕에 뱀파이어를 죽이고, 구울 부대를 꺾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트리맨과 사자전차가 재차 노블을 살해하고 기뻐 날뛰는 캐스킷에게 돌격하여 원수를 갚고, 화이트라이언 부대가 전차부대를 상대하여 간신히 이길 수 있었습니다.
결승전 vs Chaos
Daniel과 산체스잭님의 카오스 연합팀을 결승전에서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새로 출시된 WoC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혼란스럽긴 했지만, 진오형이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신 덕에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 듯 합니다. 원거리가 전무하지만 근접에서 무시무시한 카오스를 상대할 방법은 엘프들 입장에선 하나밖에 없죠. 적당히 튀고 쏘고 튀고 쏘고 결정적인 순간에 근접전에 먼저 돌입한다!
이 전략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배치에서 말렸습니다. 카오스의 이동력을 간과했달까요, 모델을 보고도 몰랐던 걸까요, 너무 피곤해서 정신없었던 걸까요, 어쨌든 궁수들을 너무 전진배치했습니다. 24인치 딱 맞게 배치한 덕에 두번째 턴에 차지당하게 생겼더라죠; 거기에 저희는 선턴까지 뺏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중앙에서 진군하는 카오스 기병들의 예봉을 피해 우드엘프 글레이드 라이더는 플리 선언, 제너럴도 후퇴. 하지만 전진배치한 게 여기서 득이 된 건지, 워낙 앞에 배치했기 때문에 테이블 밖으로까지 나가진 않았습니다.
차지명령을 내리고 우선제거순위를 정하고 있는 Daniel과 산체스잭님.
저는 어째 또 눈감고 자고 있는 듯..
우익을 드라이어드가 막아주는 사이 그레이트 이글과 사자전차로 길을 확보하고 좌익의 숲에는 트리맨, 화이트 라이언의 기동으로 포위진을 만드는데는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중앙의 궁수들이 얼마나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 것인가, 였는데- 중간에 제너럴의 사망위기에 하이엘프 아쳐들이 무려 카오스 나이트 앞을 막으며 시간을 벌어줍니다. "천하를 위해 이 [궁수1]는 없어도 되지만 장군님이 없어서는 결코 안됩니다.반드시 목숨을 보중하시어 크신 뜻을 세상에 펴소서! 으윽!!" (아실 분들만 아시겠지만, 삼국지 조홍 패러디에요)하며 죽을 것을 알고 앞으로 나아간 하이엘프 궁수들에게 애도를.. 마법사 지팡이에 맞아죽은 노블보다 백배는 훌륭한 기개입니다.
물론 전투 첫턴에 한 22운드 먹고 떡실신당했지만.. 어쨌든 이 궁수들은 결국 프렌지 걸린 카오스 기병들을 테이블 밖까지 추격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궁수들이 생명을 바쳐 확보한 귀중한 시간 동안 화이트 라이언 부대는 리폼, 전열을 가다듬고 트리맨과 직선을 만들어 카오스 기병의 멀티플 차지를 받을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사자전차는 오른쪽의 언덕에서 적의 제너럴 부대를 상대로 최고의 선전을 보이며 포인트값의 거진 3배에 달하는 적들과 싸워 비기고, 이기고 엎치락 뒤치락하며 맹렬히 싸우고 있었는데..
돌아온 카오스 나이트의 차지를 받은 화이트라이언, 트리맨은 사악한 기사들을 다시 카오스의 영역으로 돌려보내고, 화이트 라이언 전차 역시 미칠듯한 활약 끝에 적 제너럴을 1점차로 승리, 제너럴 역시 카오스의 영역으로 돌아갑니다. 이어진 Daniel의 항복선언. 엘프연합은 오늘도 혼돈의 세력으로부터 올드월드를 지켜냅니다.
*쉬운 게임은 한 게임도 없었지만, 어찌저찌 하다보니 이길 수 있었네요; 솔직히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재밌었어요. 부담도 그만큼 덜했고(전엔 결승전 전날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압박 때문에;), 진오형과 호흡도 적절했고, 외국인 플레이어들이랑 게임하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확실히 전보다 판타지 플레이어가 늘어난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전 40k 아미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게임 자체는 아무래도 판타지랑 더 친하다보니.. 어쨌든 급히 갈겨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한동안 다시 학업의 영역으로 돌아갈 듯 싶습니다;; 앞으로는 가급적 여러 분야의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PS. 이날 오크타운 티스토리의 우승 사진 이후로 나는 본격 (얼굴)살 찌우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