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wn of Fire: Avenging Son 리뷰 (下) Warhammer 4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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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대장 회의 후에 메시니우스와 길리먼은 프라이머리스 마린들의 경험 부족을 걱정하고, 숙련된 지도자가 직접 인솔할 필요가 있겠다는 점, 프마린들은 갓 태어난 아이들 같아 전우애와 유연성을 더 갖출 필요가 있다는 점, 이런 부분들이 없다면 의외로 쉽게 전투에서 질 수도 있다는 점 등에 대해 논의합니다. 

 또한 하이 로드들이 언급하는 문제로, 과거 이 정도로 많은 스페이스 마린들이 있었을 때 벌어졌던 사건인 인류가 완전히 망할 뻔했던 호루스 헤러시를 떠올립니다. 말인즉, 길리먼에 따르면 호루스 헤러시가 프라이마크들의 싸움처럼만 기록되어 있으나, 나를 보면 알겠지만 프라이마크들도 완전하지 못한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 우리는 야전 사령관이었지만, 결국 호루스 헤러시에서 실제로 싸웠던 것들은 스페이스 마린들이다. 또한 호루스가 불씨를 당기기 전에 이미 리전들 간의 시기와 반목과 다툼은 존재해왔다. 따라서 갓 태어난 프라이머리스 마린들도 똑같은 이유로 서로를 미워하고 싸우게 될 수 있으니, 이런 여지를 사전에 잘라내야 한다. 라는 의견입니다.

<호루스 헤러시는 스페이스 마린 뿐만 아니라 제국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남겼습니다.>

 또한 카울은 스페이스 마린에 대해 흥미로운 의견을 갖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각 챕터별로 존재하는 차이는 황제가 처음부터 일부러 의도한 것이라고 합니다. 스페이스 울프의 야만성, 블러드 엔젤의 분노, 샐러맨더의 내구력과 기계에 대한 적성 등은 퍼스트 파운딩 챕터에 설계되어 적용된 것이고, 이러한 챕터별 특징은 전투의 상황에 맞게 서로 상호 보완하여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세컨드 파운딩, 써드 파운딩 등이 이루어지고, 문화적 차이와 세대가 지나며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진시드의 훼손 등으로 인해 이런 특성들이 희석되고 있었는데, 프라이머리스 마린들은 최초의 순수한 진시드를 사용하여 원래의 특성을 되살린, 어떤 의미에서 황제가 당초 설계한대로의 스페이스 마린에 더욱 부합한다는 의견입니다. 실제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프라이머리스 마린들은 전부 1만년 전의 스페이스 마린 지원자들입니다. 1만년 동안 잠들어 있던 상태기 때문에 시기상으로는 프라이마크들이 우주를 거닐던 때 태어났으므로, 이런 내용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현재까지의 마린들은 70%가 울트라마린의 진시드를 사용하였으나, 카울은 모든 퍼스트 파운딩 챕터들의 비율에 맞춰 같은 수의 프라이머리스 마린을 생산해냈습니다. 이대로 가면 이론상 9개 퍼스트 파운딩 챕터를 비롯한 그 계열 챕터의 진시드 비율은 결국 같아질 것. 길리먼의 표현에 따르면 "이제 울트라마린의 지배는 끝났다."고..

<하지만 굿즈는 여전히 울트라마린부터 나오겠지>

 참고로 메시니우스는 소설 시작의 테라 공성전에서 사용하던 파워 피스트로 디먼들을 후려치다 이 무기가 결국 파괴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대충 이런 대화를 끝낸 후 길리먼은 공성전을 언급하며 나를 지켜주느라 고생했다. 나 때문에 망가졌으니 더 좋은걸로 보상해줘야지. 하며, 반중력 상자를 개봉합니다. 거기에는 커스토디안 가드들이나 간혹 사용하는 희귀한 소재인 아우라마이트로 만들어져 메시니우스 전용으로 특수하게 설계된 파워 피스트와 플라즈마 피스톨이 예술적인 형상의 각인과 함께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현용 모델에 비해 여러모로 우월한 개량형이라는 점을 자랑하며 이를 선물하는 길리먼. 그리고 메시니우스는 프라이머리스 마린들의 지휘관의 자격을 받아 첫 번째 인도미투스 원정의 함대로 파견됩니다. 

 제가 생략을 좀 하긴 했는데, 이 와중에 원래의 선봉 함대에서는 선원들에게 미지의 카오스 감염이 일어남과 동시에 출정이 지연되었습니다. 결국 선봉장의 지위는 야심만만한 다른 함대장인 밴레스커스가 담당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항해 경로도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인퀴지터 로스토브의 조사로 새로운 항로 일대의 코른 계열과 워드 베어러 스페이스 마린들의 무시무시한 계획이 밝혀졌습니다. 바로 일대의 워프 균열을 대균열과 연결시켜 더욱 증폭, 결국 테라 앞마당까지 대균열을 확장하여 테라로 직접 디먼들을 쏟아내겠다는 것. 

 그리하여, 이 의식을 막기 위해 지역에서 함대의 지원을 받은 메시니우스의 병력들과 카오스 세력의 혈투가 벌어집니다. 그 중 인상적인 부분 몇을 추려보자면, 카오스에게 완전히 잠식된 거대한 함선 내에서 프마린 루테넌트가 지휘하는 분대들과 사실상 함선 자체인 디먼(묘사만 봐서는 프마린의 신장의 두 배에 뿔이 났고 엄청나게 강한 것처럼 나오는데, 그레이터 디먼인지는 잘 모르겠네요.)과의 전투가 벌어집니다만, 이 때 루테넌트는 내가 살던 (1만년 전의) 우주는 이렇지 않았는데, 완전히 미친 시대에 다시 태어났구나. 메시니우스와 기존의 스페이스 마린들은 이런 놈들과 수 천년이나 싸워왔단 말인가. 존경스럽다. 란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짬을 허투루 먹은건 아니다.>

 그리고 마지막 워드 베어러 사제들과의 전투에서 인터세서 뿐만 아니라 인셉터, 헬블라스터, 어그레서가 차례로 무슨 아이언맨 3에 나오는 하우스 파티 프로토콜처럼 모여서 등장하는데(하지만 여기서는 후퇴하다 뭉친격), 신기하게도 전부 GW에서 출시한 프마린 중 가장 먼저 출시된 1세대 병종들입니다. 이 소설은 이후 출시된 뱅가드 마린 등의 신병종이 출시되고 한참 뒤에 나온 소설인데, 맨 처음에 GW에서 나온 프마린들만 골라서 나온 것을 보면 어쩌면 세계관 내에서 프마린 병종들이 나오는 순서가 현실 세계에서 GW가 출시한 순서를 따라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튼 전투 끝에 이들의 음모를 막아낸 주인공들. 그리고 몇 주 후, 길리먼의 기함인 Dawn of Fire 호의 한 구석에서 파비안은 전투 후에 몇날 몇일을 밤을 새가며 길리먼에게 올릴 역사서의 초안을 작성합니다. 고된 작업 끝에 드디어 이를 보고하러 길리먼의 집무실에 찾아간 파비안. 작성하는 과정에서 33번째 천년기에 유행하던 전기소설이 알고 보니 실제 역사와 엄청 비슷해서 많이 참고를 했다고.. 그리고 책을 건네받은 길리먼은 책을 펼쳐 첫 문구를 소리내어 읽습니다. "황제가 호루스를 살해한 날, 나는 거기 있었다."(I was there, the day the Emperor slew Horus.) 역시 그 유명한 대사의 변주입니다. 같은 소설에서 두 번이나 이런 변주를.. 팬서비스 확실한 가이 헤일리 옹입니다. 길리먼도 마음에 들었는지, "눈길을 사로잡는 시작이로군." 이라는 칭찬과 함께 책을 읽어나갑니다. 

<재탕 삼탕해도 질리지가 않아. 짜릿해 늘 새로워.>

 파비안의 보고를 받은 길리먼은 그를 데리고 집무실 뒷편의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거기에는 마치 투명인 것처럼 보일 정도로 흠 하나 없이 깨끗한 강화유리로 전면을 구성하여 바닥과 천장을 비롯한 팔방을 관측할 수 있는 방이 있었습니다. 마치 우주 한 가운데에 서 있는 것처럼 말이죠. 아름다운 별들과 함대의 풍경에 파비안은 넋이 나갑니다. 역사를 서술하기 위해 이 광경을 볼 필요가 있다는 길리먼. 그리고 담담히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비록 나는 과거의 유산에 불과하고, 내 형제들은 아무도 없다. 비록 적들은 사방에 있고, 천공 자체가 찢어졌을지라도 마지막 숨이 닿을 때까지 나는 적을 대균열 이 편에서 몰아내는 데에 전력을 다 할 것이다. 대균열 저 편에서도 마찬가지, 그리고 은하에 다시 질서를 되찾겠다. 황제 폐하의 꿈이 잊혀지지 않도록, 지금 벌어진 이 악몽의 끝을 볼 수 있도록 내가 가진 모든 힘을 전부 발휘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파비안 자네가 자부심을 안고 '나는 거기에 있었다'라고 쓸 수 있게 해주겠다." 성계 끝으로 향하는 눈 앞의 함대를 보며 프라이마크는 마무리합니다. "이제 내 이름을 증명할 시간이 왔다, 복수하는 아들Avenging Son이 여기에 왔노라. 인도미투스 성전의 시작이다." 

 라는 대사와 함께 소설은 끝납니다. 

<내가 간다 이 돌연변이, 반역자, 외계인 새끼들아.. 아 외계인은 빼고.>

 쿠키영상(에필로그)으로 인퀴지터 로스토브가 마지막 전투에서 생포한 워드 베어러의 내면을 싸이킥으로 들여다보고 "아바돈의 손"이라는 정보를 끌어내는데 성공합니다. 길리먼에게 보고하겠냐는 부하의 질문에, 언젠가, 하지만 조금 나중에 보고하겠다는 약간은 의미심장한 모습으로 마무리.

 중간 중간 등장인물들과 상황을 지나치게 묘사하느라 늘어지는 부분도 있긴 한데, 이 정도면 대서사시의 시작으로 합격점을 주고 싶네요. 길리먼은 바알의 파괴에서도 엄청나게 덕망 있는 상관이 수하를 대하듯 단테에게 친절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여기서도 보면 정말 모시고 싶은 상관처럼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엄격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주변에 적당히 위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사실상 GW가 설정 변경 전에 보여줬던 예전 황제의 모습을 길리먼에게 투영하여 묘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만큼 길리먼의 존재감과 능력은 압도적이고, 따라서 전면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기보다 일종의 배경처럼 묘사되는 듯 한데, 그럼에도 여러모로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길리먼이야말로 지금 제국이 필요로 하는 지도자임을 훌륭하게 증명해냈습니다. 

<이제 칼 들고 적들 후드려 패는게 오히려 어색할 지경..>

 진도와 전개가 다소 느린 대신 캐릭터의 묘사에 치중했는데, 그 덕분인지 등장 인물들은 매력이 넘칩니다. 파비안은 쫄보입니다. 길리먼 앞에 서면 숨도 제대로 목소리도 못 내서 길리먼이 "애야, 심호흡 하고 시작하자. 자 숨쉬고, 내쉬고" 하면서 다독여줘야 간신히 말을 하지만, 누구보다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자신의 소신을 말해낼 강단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길리먼이 높게 평가해서 지명한 것이겠지요. 

 메시니우스 역시 갈려나간 챕터를 재건해야 하는 사명감과 길리먼에 대한 인간적인 충성심, 그리고 구마린의 입장에서 프마린에 대한 책임감과 더불어 간혹 보이는 적당한 열등감이 인상적입니다. 가령 프마린 분대를 데리고 현장으로 달려가던 중, 이 녀석들은 더 빨리 달릴 수 있겠군. 나는 힘든데.. 식의 태도라든가, 또 엄밀히 말하면 수하에 편입된 프마린들은 본인의 챕터 소속이 아니라 사촌 격에 불과함에도 한 명 한 명 아끼고 보살피는 모습에서 향후 얼마나 더 높이 올라가는 인물이 될지 기대가 됩니다. 

 아, 이걸 빼먹었네요. 그리고 등장인물 중 전 우주에서 테라로 들어오는 전보를 처리하는 노라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소설 내내 중간 중간 등장하는데, 굉장한 위협에 대한 전보를 받고 상관에게 보고하지만, 상관은 우주는 넓고 흔한 일이다. 라고 무시, 그러나 일종의 계시라고 확신한 노라는 정말 힘든 여정 끝에 이를 전달하기 위해 테라 상부까지 올라옵니다. 그리고 해당 관할의 담당자의 방문을 연 순간, 담당자는 없고 자신과 똑같은 여정을 거쳐 똑같은 전보를 받고 이 곳까지 온 다른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마주합니다. 그들이 가져온 전보에는 하나같이 "이상 현상, 네필림 섹터. 긴급한 요청...", "이상 현상, 네필림 섹터. 지역 함락 직전...", "...네필림 섹터...", "...네필림 섹터..." 등 네필림 섹터에 대한 위협을 경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처리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노라는 문 밖에서 주저앉고 맙니다. 네필림 섹터를 직접 소설에서 언급하는 것을 보니, 아마 다음 이야기는 퍼라이어 넥서스와 네크론과의 갈등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전장은 드디어 퍼라이어 넥서스. 인도미투스 박스셋을 뜯겠군요.>

 인도미투스 크루세이드의 끝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100년 후를 다룬 소설 다크 임페리움이 진작에 나왔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결과를 알고 있는만큼 필연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호루스 헤러시 시리즈에서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지요. 모두가 황제가 호루스를 죽이고 가사상태에 빠진다는 결말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 과정이 재밌어서 지금까지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결국 그 중간 과정을 얼마나 생생하고 재미있게 묘사하는지가 이 시리즈의 관건이 될텐데, 적어도 시작은 잘 끊었다고 평가해봅니다. 앞으로의 인도미투스 여정이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면 바알도 시리즈 앞쪽에서 가줬으면 좋겠구요. 소설을 읽고 길리먼이 더욱 좋아지긴 했는데, 그래도 이거 까딱하다 생귀니우스의 자식들은 1도 안 나오게 생겼습니다. 

 그러면 어벤징 선 리뷰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다음 리뷰에서는 워해머 40k 역사상 최초의 소설. 지금의 워해머 40k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음란한 묘사가 잔뜩 들어가 있는 무려 30년 전의 유물. 데이비드 프링글의 데스윙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표지는 근엄한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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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무명병사 2020/11/07 18:28 # 답글

    그러고보면 그레이실드들은 보충대에서 만년동안 대기하다가 원대복귀한 셈이군요. 나이는 많은데 짬밥은 후달리는 이 무슨...
    + 원조 루비콘 이야기도 좀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 그런데 왜 전 저 프라이머리스의 말을 듣고 북x의 권 애니판 2기 오프닝 가사가 생각나지요. "이 미쳐버린 시대에 잘 왔어~" (...)
  • 아슈라 2020/11/08 18:30 #

    사실 따지고 보면 길리먼도 정지장에 있던 시간을 빼면 어지간한 베테랑 구마린보다 어릴겁니다. 하물며 프마린들이 나이가 많다 한들..

    루비콘은 대성전 과정에서 별동대가 뿌리고 다니는데 분명 한번쯤은 비중있게 다뤄줄거라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로 지땁의 모든 것들이 좀 느리게 움직이고 있어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 세스코마린 2021/02/22 20:27 # 삭제 답글

    길리먼성님은 개드립욕심이 있는 모범적인 학생회장 이미지 인거 같아여
  • 아슈라 2021/02/23 14:33 #

    어 이거 완전 어딘가의 너글 플레이하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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