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phiston: Revenant Crusade 리뷰 Warhammer 40k


 어제에 이어 메피스톤 3부작의 두 번째 리뷰입니다. 유령 성전Revenant Crusade는 다리우스 힝크스의 메피스톤 트릴로지 2권에 해당합니다... 만 1권과의 연계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좋게 말하면 1권을 읽지 않으신 분들도 부담 없이 집어들 수 있고, 나쁘게 말하면 굳이 트릴로지로 만든 의미가 없어보입니다. 유일한 연계라고 한다면 1권에서 등장한 라이브러리언 동료들인 라셀루스와 안트로스가 재등장한다는 것 정도..? 그리고 전작과 달리 대균열Great Rift 이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인지, 등장하는 보병들은 구마린은 1도 없고 전부 프마린들입니다. 구마린 팬인 저는 그저 웁니다. 3부작 전반에 대한 이야기는 어제자 리뷰에서 충분히 다룬 것 같으니 바로 내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1권 표지에 이어 칼에 불이 붙어 화난 표정의 메피스톤>

 대균열 이후 메피스톤은 대균열의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함선의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메피스톤은 스스로의 피부의 모든 조각을 완전히 벗겨서 날개마냥 늘어뜨린 상태에서 의식이 위태롭게 워프를 드나들며 조사를 계속해나갑니다. 불안정한 워프의 의식과 메피스톤의 상태 속에서 그의 불안한 정신의 파동 때문에 떄로는 함선이 파괴될 위험에도 처하고, 이럴 때마다 메피스톤의 절친한 친구인 라셀루스가 메피스톤의 옛 이름인 칼리스타리우스를 불러 의식을 되찾게 하는 등 위태로운 상태가 지속됩니다. 

 아, 이 때 신기하게도 벗겨진 피부조각은 메피스톤이 의식을 차리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다시 자유롭게 회수(?) 후 스페이스 마린의 우월한 회복력으로 즉시 재생합니다. 하지만 늘 정신의 극한을 오가는 메피스톤의 행동에 동료인 라셀루스는 진심으로 걱정하고, 이를 중단하지 않으면 메피스톤이 언젠가 버티지 못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 우려합니다. 

 여튼 메피스톤은 그 고된 과정에서 후드를 쓴 새 모양의 악마가 대균열의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 악마를 추적하는 과정 속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의해 자신의 싸이킥 능력이 봉쇄된 메피스톤은 그 장막의 정체를 찾기 위해 모르수스Morsus란 곳으로 향합니다. 이 시기부터 메피스톤은 온갖 유령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유령들이 정말 실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메피스톤의 환상인지는 조금 불명확한데, 직접 메피스톤에게 뭔가 물리력을 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딜 가든 이 유령들은 메피스톤을 따라다니면서 때로는 앞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야를 가리거나 방해를 하게 됩니다. 메피스톤은 모르수스 행성에 오게 된 것과 이 유령들이 무언가 관계가 있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표지 배경화면. 소설에서는 정말 처절하게 썰리는 불쌍한 네크론들..>

 이 와중에 메피스톤과 1권에서 기묘한 싸이킥 유대를 공유하던 라이브러리언 안트로스는 본인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대균열 반대쪽에 있는 헬리오스의 아들들Sons of Helios이란 챕터를 찾아갑니다. 라이브러리언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이 특이한 챕터는 라이브러리언의 싸이킥 보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워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이들을 찾아나선 안트로스는 그들의 챕터마스터 드라고미르Dragomir로부터 불면의 마일Sleepless Mile이라는 정신수양법이 그 근원임을 배우게 됩니다. 모든 챕터의 라이브러리안들은 싸이킥을 사용하기 위해 워프라는 외부의 힘을 사용하기 때문에 불안정할 수 밖에 없지만, 이들은 불면의 마일을 통해 자신 내면 깊숙히 들어가는 독특한 정신의 통제를 통해 순수함을 지켜나가고, 워프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것이 불면의 마일의 대강의 내용입니다. 

 헬리오스의 아들들에게 신세를 지며 이들의 생활방식을 배워나가던 도중, 안트로스는 헬리오스의 아들들과 더불어 카오스 스페이스 마린과 교전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불면의 마일이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가졌음에도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아주 효율적인 수단임을 몸소 확인하고, 메피스톤에게 이를 전달하여 그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급히 다시 대균열의 반대편으로 귀환합니다.

<헬리오스의 아들들은 일회성 이벤트용 챕터라 그런지 웹에 정보가 전무하네요.>

 다시 메피스톤으로 돌아와서, 메피스톤이 착륙한 모르수스 행성은 한 때 제국령이었지만, 지금은 네크론이 지하에 엄청난 제국을 건설한 상태로, 기존에 임페리얼 가드 소속이었던 소수의 인원만이 근근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네크론들은 자주 지상으로 나와 공격을 가합니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그 공격의 대상이 언제나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곳을 향해 공격하는 등 뭔가 알 수 없는 패턴이라 혼란스럽습니다. 메피스톤과 블러드 엔젤들은 이 인원들과 접선하여 네크론의 기지로 잠입하기로 합니다. 

 한편, 모르수스의 네크론은 미치광이 파에론에 의해 통치되고 있습니다. 이 파에론은 과거의 불가사의한 유물로부터 힘을 끌어다 쓰면서 네크론들을 부활시키고, 충전시키는 것도 모자라 전력이 너무도 강해 넘처나는고로 본인들 메탈에 광을 내는데 사용하며, 체스 비스무레한 게임을 세계 단위로 돌려가며 열을 올립니다. 지상을 향한 알 수 없는 공격도 그 게임의 일환이었는데, 그로 인해 소비되는 네크론의 자원이 상당한 것으로 표현됩니다. 거기에 이 파에론은 한 술 더 떠서 이 유물을 통해 자폭하여 승천할 것을 꿈꾸는 좀 정신 나간 폭군입니다. 그 유물을 조사하기 위해 외부에서 찾아온 한 헬리오맨서는 그 유물이 문명 하나를 일으키는 데 쓸 수 있을 정도로 굉장한 능력을 가진 희귀한 물건임에도, 미치광이 파에론에 의해 고작 이렇게 사용되는 것에 분개하고, 이 유물을 빼돌릴 계획을 세웁니다. 

 메피스톤도 마찬가지로 이 유물에 끌리고 있습니다. 정확히 이 유물의 정체가 뭔지 메피스톤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으나, 그를 에워싼 유령들이 이 유물로 메피스톤을 이끌어갑니다. 본인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 자신의 싸이킥 장막의 정체가 이 유물이라는 것을 확신한 메피스톤은 결국 유물까지 도달하고, 그 때 이를 빼돌리려고 작업중인 헬리오맨서와 만나게 됩니다. 직접 유물을 눈으로 확인한 메피스톤은 이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는 헬리오맨서에게 이건 싸이킥으로 시동 걸어야 한다며, 그러니 내가 작동시켜주겠다며 세 치 혀로 꼬신 후 오히려 유물을 과충전시켜서 파괴해버립니다. 분개하는 헬리오맨서, 하지만 싸이킥 장막이 걷히고 능력을 완전히 되찾은 메피스톤에게 상대가 되지 못하고 죽기 직전에 순간이동으로 리타이어합니다. 덤으로 과충전으로 인해 이 유물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던 모르수스의 네크론들도 다 형체도 없이 산화해버리고(이 과정에서 승천한다고 기뻐합니다), 결과적으로 행성은 제노스로부터 정화됩니다. 

<구마린 메피가 주인공인 마지막 소설은 이렇게 끝. 
다음 권에서는 루비콘 프라이머리스를 건넌 메피스톤이 주인공입니다.
그림은 Bastian Herrmann 분의 메피스톤의 축복이라는 작품.>

 표면적인 줄거리는 이 정도긴 한데, 중간중간 들어오는 안트로스의 이야기가 분량은 훨씬 적지만, 향후 스토리에 훨씬 큰 파급이 있을 것 같아 더 소개해드립니다. 헬리오스의 아들들로부터 불면의 마일을 배워온 안트로스. 안트로스가 떠나고 헬리오스의 아들들의 챕터마스터인 드라고미르는 불면의 마일을 통해 내면을 탐색하다 테라의 황궁에 도달합니다. 이토록 선명한 명상의 경지에 이른 적이 없던 드라고미르는 더욱 깊숙히 이를 탐색하고 순례자들의 무리 속에서 황궁을 향해 가는데, 어떤 순례자의 후드 속에서 빛나는 광채를 발견하고 이를 쫓아갑니다. 마침내 그 순례자의 뒤를 쫓아가서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순간, 후드 속에는 새의 두개골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드라고미르를 향해 일제히 고개를 돌리는 수천 순례자의 무리들. 그리고 황궁의 문이 열리면서 등장한 것은 신이었습니다. 다만 황제가 아니라 카오스의 신이었을 뿐.

 모르수스로 돌아온 안트로스도 도중에 메피스톤으로의 길이 막히자, 불면의 마일을 통해 메피스톤을 늘 따라다니는 케루빔 같은 종자에게 빙의하여 메피스톤에게 도달합니다. 문제는 이 때가 메피스톤이 세 치 혀로 네크론을 꼬시고 있던 때였다는 것. 안트로스는 제노와 사이좋게 얘기하는 메피스톤을 보고 믿음이 흔들립니다. 이런 안트로스의 의심에 대한 떡밥은 1권 후반에서도 비슷하게 등장했었죠. 하지만 1권과 달리 이번에는 단순한 의혹으로 마무리되지 않습니다.

 모든 전투가 끝나고 함선으로 귀환한 후, 안트로스의 직속상관이자 메피스톤의 절친한 친우인 라셀루스가 안트로스에게 헬리오스의 아들들을 만나러 간 여행은 수확이 있었는지를 묻습니다. 이 때 안트로스는 알게 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헛된 여행이었다. 라고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고 맙니다. 뭔가 이상한 눈치를 챈 라셀루스가 안트로스의 정신을 탐색해보지만, 불멸의 마일 이후로 안트로스의 싸이킥 능력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예전이라면 라셀루스에 비해 상대도 되지 않을 본인의 정신적 능력으로 아주 쉽게 라셀루스를 속입니다. 

 이 모든 것에 스스로도 이상한 의문을 품는 안트로스. 그는 함선 내의 성당에 들어가서 자신의 불충한 행동을 자책하며 분노하는 동시에 힘을 통제하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앉아있던 의자를 파괴하고 주위의 불을 전부 꺼버립니다. 그 순간 밖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급히 정신을 통제하기 위해 다시 불면의 마일을 또 시전하는 안트로스. 발소리의 정체는 일개 종자Blood Thrall였는데, 그 종자는 성당을 들어다보다 후드를 쓴 괴상한 형체에 기겁을 하며 뒷걸음질칩니다. 종자는 다시 눈을 씻고 보지만 후드를 쓴 형체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자신의 착각이었나 하던 도중 종자의 눈 앞을 지나가는 한 사람. 그것은 지극히 평온한 표정의 안트로스였습니다. 

 이상으로 메피스톤 삼부작의 2권 레버넌트 크루세이드의 내용을 소개해드렸습니다. 결국 헬리오스의 아들들 챕터 전체도 카오스로, 안트로스도 카오스로 넘어가버리고 만 듯 합니다. 워해머 40k의 세계에서 이랬다가 돌아온 경우는 거의 없으니 이 친구도 사망플래그가 선 듯..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아마 메피스톤을 쫓아다니는 유령들에 착안해서 딴 제목 같은데, 유령들이 직접 뭔가를 해내는 것도 아니고 사실 결정적인 비중이라 하기에도 애매해서.. 

 1권에 비해 메피스톤의 파워 레벨이 조금 현실적(?)으로 떨어진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여전히 아주 강한 능력자긴 하지만 유물의 영향력 때문에 아주 제한된 싸이킥 능력만 사용 가능하다는 부분을 반영한 모양인데, 1권은 정말 초사이어인 급으로 강해서 이거 좀 오바인데 싶었다면, 이번에는 적당히 천상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치고 있어 조금은 인간적이었습니다. 

 여튼 이 소설도 좀 아쉬운게 메피스톤 못지 않게 네크론 이야기가 많아서 1권처럼 메피스톤이 주인공이 아니라 약간 조연 분위기입니다. 대충 소설의 1/3은 메피스톤 이야기, 1/3은 네크론 이야기, 1/3은 행성에 있는 가드맨들 이야기 정도 같이 느껴질 정도.. 과연 3권에서는 이런 부분이 조금 개선이 될까요?

<이 책 때문에 관세청과 메일을 10개는 주고 받으며 다퉜습니다..>

 2권 이후 연대기상 순서는 가이 헤일리의 피 속의 어둠Darkness in the Blood로 연결됩니다. 메피스톤이 프라이머리스 시술을 받게 되는 내용과 더불어 블러드 엔젤 역사에 아주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그 내용으로 유명하지요. 내용 외적으로 아주 호화스러운 한정판으로도 유명하구요. 다음 리뷰는 이 책을 다룰 예정입니다. 이렇게 전부 다 쓰게 될 줄 알았다면 그냥 첫 리뷰를 데바스테이션 오브 바알이 아니라 단테로 잡을걸 그랬네요. 모쪼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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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무명병사 2020/03/31 09:28 # 답글

    워해머 40k위키에서 알아보니 그 신이 젠...이더군요. 결국 불멸의 마일은 ...취가 깔아놓은 함정카드였고... 뭐 그런 게지요. (...)
    아니 그런데... 메피스톤 소설이라면서 어째 티켓파워만 노린 캐스팅같습니다? (...)
  • 아슈라 2020/03/31 10:55 #

    1권에 비해 그나마 메피스톤 입장에서의 서술이 조금은 생기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ㅠ 3권은 어떻게 나올지 기대해봅니다
  • 자유로운 2020/03/30 22:14 # 답글

    보통 저리 되면 못 돌아올텐데 아까운 인재가 저리 가버리는군요.
  • 아슈라 2020/03/31 10:57 #

    그러게요, 호기심이 아이를 망쳐놓았습니다. 얌전히 있었다면 한 워해머 45k쯤 블엔의 사서장이 될 수 있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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