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열전: 츠마키 명탐정열전- 동양편


 가가 탐정사무소의 주인공. 원제에서는 아아 탐정사무소. 알파벳의 첫글자가 A인 것처럼 한글에서는 가, 히라가나로는 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점. 가든 아든 왜 가가, 아아가 되었냐면 사무소가 전화번호부에 맨처음 등장하게 만들도록 하기 위해서란다. 츠마키의 풀네임은 극중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은 그냥 '탐정'이라고 부른다.

 아마 명탐정열전 역대 최고로 궁상맞은 탐정이 아닐까 싶다. 같은 만화 주인공이지만 김전일 같은 경우는 돈은 없어도 고등학생이라 별로 궁상맞단 느낌을 주지 않았으나, 츠마키의 경우는 사무실 임대료 낼 돈도 매번 밀려 건물주에게 얻어맞는 신세. 그렇다고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실 츠마키의 경우 다른 일부 탐정들처럼 추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형 탐정답게 여러 기법으로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극중에서도 탐정으로의 능력은 주위 사람이나 다른 탐정들로부터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는 설정이다.

츠마키는 데스노트의 라이토를 닮았다. 아니 연도상으로는 라이토가 츠마키를 닮은건가..?

 츠마키는 셜록 홈즈를 세상 누구보다 존경하며, 셜록 홈즈의 모든 것을 닮고자 한다. 여주인공 료코 역시 처음에는 츠마키에게 홈즈의 왓슨처럼 자신의 활약상을 묘사해줄 조수로의 역할에 불과했다. 돈이 생기면 셜록 홈즈 St. 로 코스프레하고 영국의 베이커가를 찾을 정도로 셜록 홈즈의 열혈팬. 대형 탐정사무소로부터의 스카웃 역시 '저는 셜록 홈즈답게 1인 탐정, 1인 조수의 방식을 고수하고 싶습니다'라는 말로 거절, 셜록 홈즈 무늬의 신발깔창은 불경스럽다며 밟지 못하고, 셜록 홈즈의 그림자문양이 들어간 컵받침에도 컵을 두지 못한다. 심지어 탐문과정에서의 위장 신분도 셜록 홈즈를 연구하는 영문학 교수라나 뭐라나, 어쨌든 좀 미친 놈이다.

 자작곡을 부르는 츠마키. 가사가 포인트.

 인격은 뛰어난 것인지 그 반대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때로는 성인군자 뺨치는 모습과 제갈공명스러운 책략으로 문제를 타파하지만, 가끔은 유치찬란한 행동으로 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셜록 홈즈에서 등장한 여러 트릭들을 그대로 응용하기도 하는데, 엄청나게 노골적으로 비슷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셜록 홈즈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아, 이게 그 장면을 패러디한거구나.라고 쉽게 알 수 있다. (가령 셜록 홈즈의 빈사의 탐정편을 거의 그대로 각색한 에피소드도 있다.) 표절이라는 반감이 생기지가 않는 것이, 작중인물이 대놓고 '후후 이것은 XX 사건에서 셜록 홈즈가 사용했던 트릭이지. 어떠냐 한방 먹었지?' 어쩌고 저쩌고 하니 탐정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가령 이런거?

 탐정의 주위인물 역시 탐정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요소. 탐정에게 필요한 정보를 노숙제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해주는 정보원, 건물주 미용사 아주머니, 그 딸래미, 그 딸래미의 애완용 펭귄, 앙숙인 형사, 키콤플렉스로 츠마키를 미워하는 대형탐정사무소의 사장, 길거리 뮤지션 등의 등장인물들은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본인들의 스토리를 또 전하는데, 이것 역시 쏠쏠한 재미가 있다. 그 외에 범인이나 사건 당사자들의 그림체는 상식에서 아주 벗어난..

 인터넷에서 찾은 여러 등장인물들 모음. (이루릴님 블로그)

 만화 자체는 정말 재미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만화가 왜 유명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엄청. 추리물을 좋아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그냥 가벼운 만화를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 심지어 순정만화 쪽만 즐겨보는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처음 세권 정도는 적당히 재밌다가, 캐릭터에 대해 어느 정도 익숙해진 그 이후부터는 페이지 넘어가는 걸 모를 정도로 몰입된다. 사실 만화책을 보다보면 무의식적으로 지금 남은 페이지 수가 어느 정도 되나 생각하면서 읽게 되는데, 가가 탐정사무소는 책 반권도 안읽은 것 같은데 벌써 끝나버릴 정도로 시간가는 줄을 모르겠더라. 사건들도 흥미롭고 소소한 얘기들은 더 재밌다. 그림체도 중반을 넘어가면 훌륭하고. 사실 연재와 더불어 몰라볼 정도로 발전하는 그림체를 보는 것도 하나의 흥미거리; 그 외에는 처음에 대여점에서 빌려봤을 때 일정 컷들만 누가 뜯어갔길래, 뭔가 했더니 알고보니 야한 장면이더라. 소년만화 치고 상당히 야한 장면이 중간중간에 나오는데, 매권 나올 거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것.

14권과 1권의 그림차이.

 대부분의 소년지나 탐정소설에 등장하는 탐정들이 매번 '살인사건'과 씨름하는 것과는 달리 마치 진짜 탐정들이 그렇듯 주위에서 일어날법한 사건들을 다루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몰입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중간에 츠마키가 탐정만화들을 보고 스스로 평하는 부분이 있는데, 사람이 지나칠 정도로 죽어나가고 탐정이 마술트릭을 공개하는 마술사들처럼 보인다고 비꼬아 말한다. 아마 작가 자신의 생각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살인사건이 지긋지긋한 독자들이라면 즐겨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덧글

  • 빛부리 2010/04/29 23:22 # 답글

    저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 작품입니다. ㅎㅎ 그림체가 변하가는 것도 제법 재미있고 리얼한 탐정에 모
    습을 볼수도 있고 특히 홈즈 매니아라는 설정이 가장 좋더라고요. 특히 베이커가나 홈즈신발에 대한 집착이 기억나네요
  • 아슈라 2010/05/10 19:30 #

    맞아요! 쓸데없이 65권까지 나오면서도 끝날 기미가 안보이는 코난 말고 이런게 계속 연재해줘야 하는데 15권에 끝나서 너무 아쉬워요 ㅠㅠ
  • 연꿈 2010/04/30 01:08 # 삭제 답글

    맞아요.ㅋㅋㅋ 무척 재미있죠.
    전 아무래도 살인사건이 아닌 이야기로 진행되어서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아슈라 2010/05/10 19:30 #

    네, 정말 재밌어요.ㅋㅋ 살인사건은 너무 자주보이다보니 반대로 식상해지는 감이 없잖아 있어서.. 저만 그런게 아니었네요
  • 콜타르맛양갱 2010/04/30 09:36 # 답글

    그러고보니.... 마지막까지 표지에서 비중있게 나왔던적이 없었던가요... 우리의 주인공?... 아니 마자막은 그래도 메인이었던가?(야)
  • 아슈라 2010/05/10 19:31 #

    듣고보니 매번 표지에는 료코씨만 나왔던 것도 같은.. 마지막 권쯤에 한번 주인공이 비춰준 것도 같고.. 아니 뒷표지였나;; 헷갈리네요;
  • YouHo 2010/11/18 15:24 # 삭제 답글

    오랫만에 이작품의 리뷰를 보는군요. 표지에 츠마키도 아주 조금 나오기는 나옵니다만은..... 역시 표지의 비중은 히로인 료코씨와 여성진이 대부분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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