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미니어처 Mystory.1 - 초보시대 워해머계 이야기


 어제 무척 오랜만에 다이스스트림1)의 아지트에 들렀습니다. 학업을 핑계삼아 미니어쳐 게임을 쉬고 있는 것이 벌써 1년이 다 되어갑니다만, 이 망할놈의 미련 때문에 완전히 끊어버리기가 영 쉽지 않군요. 오랜만에 들러 여러 분들과 얘기도 하고, 보드게임도 해 보고 했으나, 역시 미니어처 게임만한 것이 없더이다. 제가 본격적으로 손을 댄2) 미니어처 게임은 워해머 FB, 40k, 워머신/호드입니다. 현재는 워머신/호드의 모델들을 거의 처분해둔 상태라 게임이 가능한 것은 GW의 양대 게임 뿐인데요, 두 게임 모두 흡입력이 굉장하지라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길지 않은 인생 감히 말하길 워해머만큼 "재미있는" 것은 제게 없었습니다. 다만 다행히도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포스팅 정도3)기에; 오랜만에 뜬금없는 미니어처 게임 포스팅을 해볼까 합니다.

 저는 뭐든 혼자 생각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 아미선택에 앞서 GW 홈페이지를 싸이보다 더 많이 드나들며 고민했었습니다. FB와 40k중에 뭘 할까라는 고민에서는 전에 40k를 해봤으니4) 판타지로 갑시다! 까진 쉬웠습니다. 스타터셋인 스컬패스를 사야 한다는 것까지도 문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미선택에서 본디 엘프덕후인 저는 하이엘프/ 우드엘프와 간지나는 인간제국 사이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우드엘프 모델이 제가 처음 워해머를 했을 때와 많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 갖고 있는 모델들은 못쓰겠군, 하여 탈락, 제국은 모델 수가 많아 페인팅하기 귀찮겠군, 하여 탈락, 하이엘프? 하이엘프 설정을 보아하니 얘네 좀있으면 좆ㅋ망 시나리오네? 재밌겠다- 하여 결국 하이엘프로 갑니다.

 그리하여 하이엘프에 처음 손을 댄 것은 '06년 말. 다크엘프 플레이어 양희광님의 소개로 퓨쳐스페이스5) 분당 사무실에 들러 (조금은 더 비싼 돈을 주고) 테클리스와 하이엘프 바탈리온을 사오며 시작됩니다. 이어 다음의 클럽워해머 본사주문을 통해 본격적으로 스컬패스/아미북/페인트/추가 바탈리온 등을 구입하며 세를 늘려가다 '07년의 첫 일요일, 건대입구 앞의 틱톡이란 보드게임카페에서 브라더님을 처음 만나 오크를 상대로 1000포인트 데뷰전, 헐벗은 오크들(세비지오크)이 강하단 사실을 몰라뵈고 차지했다 떡실신당하며 본격 워해머 판타지를 시작합니다.

 2007년 1월에는 오크타운도 없었고, 아지트를 갖추고 본격적으로 열심히 모여 전문적으로 게임하는 곳은 다크버드 커뮤니티(현 배틀스탠다드)가 유일했습니다. 그나마 네이버 워해머 미니어처 게임(현 워해머 포럼)에서 비정기적으로 미군기지에서 모임을 갖고 게임하는 정도라 갓 신규진입한 저로는 별달리 게임할 장소도 인맥도 없었죠. 브라더님이 주최하는 일요일 판타지 모임은 그런 측면에서 제가 게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임 역시 당시의 빈약한 국내 워해머(특히 판타지)계의 사정을 반영하여 모임이라고 부르기 궁색할 정도(..)였으니, 브라더님과 그분의 여자친구인 화리트님 셋만 모여 게임할 때도 많았고, 심지어 브라더님과 저 이렇게 둘만 나올때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40k 할걸 어쨌든 그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글자 그대로 '매주' 틱톡에서 게임을 하며 경험을 쌓아갔습니다. 워낙 친절하신 분들이라 당시 가장 나이가 어렸던 저를 많이 챙겨주셨고, 허접한 페인팅에도 칭찬을 많이 해주셔 더 열심히 페인팅하여 모임 최초의 풀페인팅 2000포인트 아미를 만들고 혼자 신난 것도 어제처럼 생생합니다. (최초 풀페인팅 자랑, 초창기의 페인팅이라 지금 기준에서 죄다 리페인팅이 필요한 퀄인 것은 안자랑..)

 당시의 하이엘프는 정말 답이 없는(..) 아미였습니다. 뭐, 현재의 하이엘프 역시 마찬가지로 약체로 분류하시는 분들이 있으시지만, ASF라든가 기타 여러 요소 때문에 강한 아미로 보고 계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하이엘프는 포인트, 성능, 설정 등 모든 측면에서 구제가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무려 "국제적인" 통설이었습니다. 대체 어느 정도길래! 라고 궁금하신 분은 제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시면 당시의 아미북을 흔쾌히 열람시켜 드립지요; 간단히 말해서 그냥 매우 심한 총체적 난국이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하이엘프에 대한 제 충정은 한 순간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클릭하면 간지납니다

 
 나름대로 고민하고 고른 아미였다고 해도 게임을 해보지 않고 플레이한 상태에서의 선택이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죠. 하지만 오히려 약한 아미였다는 것을 알게 되니 더 즐거운 게임이 가능했습니다. 아무도 제게 이길거라고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실제로 저도 첫 3달동안은 매주 수번씩 게임했음에도 이긴 적이 한번도 없었고.. 아, 물론 제 생각없고 경험부족인 아미운영도 연패에 한몫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페인팅된 모델이 늘어갈수록(당시의 저는 지금과 다르게 개념이 충만했던지라 페인팅한 모델만 게임에 쓰려 노력합니다- 페인팅의 질은 다른 문제) 제가 비기는 수도 늘어갔고, 근소한 차로(Marginal Victory) 이기는 경우도 조금씩 생겨납니다. 그해 겨울과 봄 틱톡뿐만 아니라 제 집, 클럽워해머 운영자인 grailknight님 댁, 다크버드 커뮤니티 아지트 장소, 미군기지 등 갈 수 있는 모든 게임장소에 얼굴을 비추며 게임하고, 지고,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추억입니다. 그와 비례하여 제 울수한(하이엘프 국토)에 대한 충성심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에 딸려 제 학점은 곤두박질칩니다. 6-7,000포인트 정도의 아미를 조립하고 2,000포인트의 아미를 페인팅하는 것도 모자라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게임만 해댔으니 그거슨 칼뱅의 예정설.

 '07년 3월 이후 게임을 더욱 즐겁게 한 것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미치광이 다크엘프, 현재 신종플루 보균자 정씨의 등장이었으니(이분의 활약상은 http://blackasura.egloos.com/1625677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사실상 정씨의 등장에서 퇴장(마찬가지로 위 링크 참고)이 사실상의 제 미니어처 게임기의 전성기이자 멸종기가 됩니다. 어찌됐든 정씨의 등장 후 주요 사건이라면, 브라더님의 모임장소 역시 정씨의 등장으로 활기를 띄게 되고 정기 인원도 몇이 더 충원되어 보드게임카페 틱톡에 정규게임 테이블을 비치합니다. 처음으로 친구를 워해머 아미를 구매시키는데 성공합니다. 또 뭐가 있더라.. 어쨌든 이러한 사건들은 다음 두 메가톤급 이벤트에 묻히는데, 하나는 다이스스트림의 등장이요, 둘째는 오크타운의 개장입니다.



 그냥 주절거리다보면 끝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엄청 기네요.... 이후는 다음시간에

 

 1) (국내의 거의 모든) 미니어처게임, TRPG등을 다루는 회원제 클럽, 아지트는 2호선 서울대입구역 근처. 회원은 수시로 모집. 본인은 휴회중입니다. 제가 운영회원은 아닙니다만 문의 언제든 환영합니다.

 2) 단순히 모델이 취향이라 사는 등 수집용 행위를 제외(가령 우드엘프), 게임이 흥미로워서 룰북만 사본 게임(가령 Victory at Sea)등을 제외한 30만원 이상 동일 아미 모델 구매, 묻지 않고 원활한 게임 진행이 가능할 정도의 룰 숙지를 기준

 3) 현재 제 거의 모든 미니어처는 본가의 방에서 잠자는 중입니다. 제 방에는 페인팅중인 블러드엔젤 700여 포인트만이 있을뿐

 4)처음 워해머를 접한 것은 '96년이었습니다. 아직 학교의 전학수속이 이루어지지 않아 집에서 혼자 심심해하는 제게 아버지가 근처 GW 매장에서 주워오신 왠 찌라시 하나가 이 모든 재앙(!)의 시작이었습니다. (현재까지도 GW에서는 이 10페이지 정도의 찌라시를 매장에 비치해두고 저같은 초등학생을 현혹합니다) 당시로서는 이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엘프라든가, 오크등의 개념도 없었으나 그 찌라시를 열심히 보면서 '음.. 이 빨간색 녀석들이 스페이스 마린이군, 황제는 누구지?' 하면서 워해머를 눈으로만 즐겼습니다. 며칠 후 아버지가 블리스터 두개와 페인트셋을 사오셨는데, 모델이 이렇게 작다는 것에 심히 놀랐습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눈으로 모델을 먼저 보시겠지만, 저는 사진으로 먼저 봤다구요; 모니터나 사진에 보이는 사진들은 거의가 실제 사이즈를 표방하고 찍은 것이란 것을 모른 저는 일반 보병이라면 적어도 손바닥 하나 크기는 될 줄 알았던거죠. 그 후 40k 스타터 셋을 사고, 코덱스를 사고.. 등등 본격 워햄덕 코스를 거쳐 학교에서 초딩친구들과 게임하다 중학교에 시험쳐서 올라가니 시내에 위치한 나름 명문교라 바로 옆에 GW매장도 있고, 더욱이 학교에 아담이란 녀석이 워해머 클럽을 만들어 기술실에서 고문선생까지 갖추고 본격적으로 놀더군요. 국내에서는 언제쯤

 5) http://futurespace.co.kr 당시 국내 유일의 워해머/40k/반제의 제왕을 취급하는 인터넷 샵이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샵이었던 고로 단순 파운드 변환 가격에 불가피하게 약간 더 추가한 금액이 판매가였습니다. 인터넷샵에는 재고가 별로 없었으나 사무실에는 어지간한 제품은 다 비치되어 있었기에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기서 질문. 과연 그 많은 재고들은 오크타운 등장 이후로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덧글

  • ksodien 2009/11/23 19:31 # 답글

    당시 퓨처스페이스가 보유하고 있던 물품들의 행방은 안개 저 머너에..... =_=);

    설마 해외에 판매한 것일까요?
  • 아슈라 2009/11/24 11:51 #

    태완형은 옼타 개장 후 헐값에 풀리길 은근히 기대했다고 고백하셨더라죠..
    정말 어떻게 된걸까요?
  • 토나이투 2009/11/24 09:06 # 답글

    퓨스 홈페이지에는 항상 '물건 엄서요'라고 뜨길래 그런줄로만 알았는데 흑막(?)이 있었군요^^

    전 하필이면 고3때 워해머를 시작해서...그래서...
  • 아슈라 2009/11/24 11:52 #

    아아.. 그래서...

    저도 수능 2달 앞두고 GW 홈페이지 들락날락거리기 시작해서...그래서...ㅋㅋㅋㅋ
  • 실루엔 2009/11/24 17:31 #

    ...그래서 그 학교를 가셨납다. -0-
  • 아슈라 2009/11/25 02:49 #

    윤찬형 토나이투님이랑 친하신듯, 그리하여 그 학교가 어디에요??
  • 실루엔 2009/11/25 11:08 #

    묻고 있는 본인의 학교 'ㅡ';

    토나이투님은 그냥 얼굴만 한 번 보고, 제 블로그에 계속 방문해주고있는 분인 것만 알고 있음.
  • 아슈라 2009/11/25 21:15 #

    저 반수했다 원래 학교로 빠꾸당한 사실을 모르시는군요! 하하하하;; ㅠ
  • 철갑소나무 2009/11/24 10:42 # 답글

    오크타운에 싸게 넘어갔다거나 ㅡㅡ
  • 아슈라 2009/11/24 11:53 #

    음.. 이번에 옼타 공지에 영국 본사에서 온 것들만 환불가능하다든가 등의 조치를 보면 또 그런것 같지도 않아요.. 아무래도 저는 아직도 갖고 있다쪽에 무게가 실립니다
  • 노스페라투 2009/11/24 14:49 # 답글

    저도 90년대 말 모 게임잡지에 부록같이 나온 워해머 찌라시(찌라시라기엔 판타지 전 아미가 다 들어있었죠.)에 혹해서 이거 하면 이 아미랑 저아미 해야지 하면서 꿈에 부풀어있었죠.ㅋㅋ(지금보면 하이엘프랑 다크엘프네요.)
  • 아슈라 2009/11/25 02:48 #

    그때부터 옼타같은 매장이 있었다면 지금쯤 게임하는 환경은 지금과 매우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도메인이 http://nosferatu.org 맞으신가요..? 접속이 안되서;
  • 노스페라투 2009/11/25 14:50 #

    http://blog.naver.com/csj10430 입니다. 지금은 이글루로 옮긴지 옛날이라 유령 홈페이지 다되었죠.ㅎㅎㅎ
  • ksodien 2009/11/25 08:48 # 답글

    http://nosferatu.org 는 시니컬님의 홈페이지랍니다~ 요즘은 군 복무 중이시라... =_=);
  • 아슈라 2009/11/25 21:14 # 답글

    괜히 제가 헷갈렸군요; 일단 두분 링크하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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