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07일
명탐정열전: 설홍주 (한동진)
작년인가 올해인가 출간된 나름 신간 경성탐정록의 주인공. 근현대사를 열심히 공부한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만주사변이 일어날 무렵의 30년대 서울=경성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언제부턴가 한국소설이나, 한국영화, 한국가요 등등은 상대적으로 알게 모르게 기피하는 못된 습성이 생겼는데(중2병?), 경성탐정록은 그런 편견을 보기좋게 깨뜨림.
설홍주는 셜록 홈즈를 패러디한 캐릭터로 이름부터 유사품냄새를 풍긴다. 참고로 그를 돕는 의사 역시 왓슨을 패러디한 왕도순이란 중국 한의사. 뿐만 아니라 집주인 허도순이라든가 경부 레이시치 등등 주변인물들의 이름들도 죄다 셜록홈즈의 패러디. 실제로 이름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외모도 셜록홈즈 시리즈와 무척 비슷하다. 차라리 대놓고 패러디한게 오히려 흥미요소로 적용했던 것 같음.
그런데 그렇게되다보니 설홍주만의 개성은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즉 책 자체는 무척 재미있고 흥미진진하지만, 막상 탐정 설홍주에 대해 써보려니 쓸 게 없음. 굳이 말하자면 번역본이 아닌 애초에 한국소설이다보니 한국적 정서가 드러나는 대사들이 여기저기 있는데, 설홍주가 잘난척할때 쓰는 허세드립들이 나한텐 무척 웃겼음. 굳이 나 뿐만 아니라 히가시노 게이시로의 "명탐정의 규칙"을 읽어봤거나, 파생 일드를 본 사람이라면 거기 등장하는 텐카이치 다이고로가 잘난척할때 쓰는 과장된 수사법들이 겹쳐지며 웃음을 참을 수 없을 것임..
그 외에는 식민치하 환경을 적극 반영하여 일본 순사들을 무척 싫어하며 멍청하게 생각한다든가, 황국신민화 되어가는 조선인들에 대한 경멸 등을 숨기지 않고 마구 드러냄.
소설 자체에 등장하는 사건이라든가 트릭들은 크게 어렵진 않지만 충분히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30년대 서울의 모습 역시 실감나게 묘사되면서 단순 패러디가 아니라 훌륭한 오리지널 작품으로 쳐줄만 하다. 아직 한권밖에 출시되지 않아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지만, 앞으로도 설홍주의 활약을 계속 보길 기대함.

명대사: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겐 너무 가혹한 세상이야."
탐정유형: 적극활동형
대표작: 경성탐정록
절대 읽지 말아야 할 비추전작: 아직 없음
# by | 2009/11/07 23:57 | 名探偵列傳- 한국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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