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열전: Philo Vance (S.S Van Dine)

 
 타칭 세상에서 가장 재수없는 탐정. 성품을 제외한 능력, 외모, 재력, 학벌 네가지 덕목을 갖춘 진정한 엄친아. 하버드출신에 탁월한 운동능력, 고모에게 상속받은 유산으로 뉴욕 최고급 아파트 최상층을 전세내서 하고 싶은 일들만 골라 하는 게으른 인간. 물론 탐정일은 취미에 불과하다. 아무래도 작가가 최초로 반스를 등장시킨 소설을 낼 당시 빚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생활을 소설속 인물을 통해 투영시킨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음. 어쨌든 좀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 캐릭터라 그런지 그닥 정도 안가고 별로 닮고 싶지도 않다. 실제로 이런 부분은 평론가들이 까는 일부 요인이 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일로 반스를 위대한 탐정의 목록에 넣고자 함은 완벽한 심리전과 사건 자체의 진행이 매우 논리적이기 때문.

 사실 한국에 들어와있는 탐정소설(추리소설은 일본식 표현입니다.)은 대부분 일본을 한계단 건너온지라 왜색이 짙다. 일본을 건너온 중역뿐만 아니라, 서양식 탐정소설보다는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쪽이 아직도 대세라는 뜻. 가령 가면을 쓴 괴도라든가, 연극의 한 장면을 흉내낸 듯한 트릭, 전래동요의 내용을 그대로 흉내낸 연쇄살인사건 등등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유럽권에서 유행하던 크리스티, 포, 도일의 전통 탐정소설의 색채들을 아직도 고집하는 경향이 짙다.(거의 매 사건 이런 장면이 나오는 것으로는 그 유명한 만화 긴다이치-김전일-소년의 사건부가 있음) 뭐, 이런게 싫지는 않고 재미없다는 말도 아니지만 21세기에 사는 현대 독자들에게는 현실성도 떨어지고 트릭도 중복되서 갈수록 비현실적+식상하기 마련. 이런 측면을 거의 배제시킨 무대에서 추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1900년대 초의 탐정임에도 불구하고 파일로 반스는 충분히 현실적이다.

 반스는 다재다능하지만 근본적인 성품은 결코 부지런하지 못하다. 셜록 홈즈 이래 대부분의 탐정들이 갖고 있는 못된 근성을 고스란히 갖고 있으나, 추리 과정은 홈즈와는 상이하다. 나중에 홈즈에 대한 포스팅 하나 잡고 설명하겠지만 홈즈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돋보기 들고 경찰보다 더 부지런히 런던 구석구석 움직이는 유형이라면 반스는 살인현장을 제외하면 거의 움직이질 않는다. 수집하는 증거라고 해봤자 안락의자에 앉아 용의자들과 대면하며 그 사이에서 동기라든가, 모순을 잡아내는 정도에 불과. 본인은 이러한 추리소설의 경향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로는 독자 스스로가 탐정과 동일한 조건에서 추리해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머리는 두고 티비보듯 눈만 굴린다면 파일로 반스 시리즈는 상당히 재미없겠지만, 열심히 머리써가면서 상대의 동기, 심리, 모순을 찾느라 고심한다면 반스 시리즈의 진가를 분명 느낄 수 있을 것.

 또한 다름 탐정들과 구별되는 것들 중 특기할만한 것은 복수를 적극 권장하는 인격파탄자라는 것. 대개의 탐정들이 수수께끼를 풀고 진범을 밝힐 때 경찰/검찰 관계자들과 대동해서 그 자리에서 그들을 연행한다면, 반스는 진범이 죄값을 원치않게 치르도록 교사 혹은 방조한다. 물론 형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교묘한 방법으로. 따라다니는 검사는 멍청해서 매번 일어난 후 "반스 왜 그랬어!" 이러면서 진심으로 아쉬워함.

 참고로 소설 중간중간에 쓸데없이 반스가 잘난척한다고 개드립치는데, 이런 부분은 쓸데없이 길기만 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잘난척할만한 기회가 생길법한 지식도 아니므로 별 도움도 안되므로 무시해주면 된다. 뭐, 이런게 묘미라고 하는 팬들도 있더마 취미없고 시간없는 본인에게는 그저 개드립에 불과할뿐.


 

 명대사: 고모 맙소사! (Oh my aunt!)

 탐정유형: 안락의자형

 대표작: 벤슨 살인사건, 그린 살인사건 등

 절대 읽지 말아야 할 비추천작: 겨울 살인사건- 이유: 그냥 조낸 재미없다

*특기사항: 올해 북스피어에서 전집시리즈 첫권 발간- 파일로 밴스의 정의(밴스보단 반스가 정확한 발음이라고 봄- 정확히는 ㅂ완ㅅ 정도가 되겠지만) 책 외모는 이쁘지만 번역은 별로, 소장가치는 괜춘

by 아슈라 | 2009/11/07 23:58 | 名探偵列傳- 서양편 | 트랙백 | 덧글(0)

명탐정열전: 설홍주 (한동진)


 작년인가 올해인가 출간된 나름 신간 경성탐정록의 주인공. 근현대사를 열심히 공부한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만주사변이 일어날 무렵의 30년대 서울=경성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언제부턴가 한국소설이나, 한국영화, 한국가요 등등은 상대적으로 알게 모르게 기피하는 못된 습성이 생겼는데(중2병?), 경성탐정록은 그런 편견을 보기좋게 깨뜨림.
 
 설홍주는 셜록 홈즈를 패러디한 캐릭터로 이름부터 유사품냄새를 풍긴다. 참고로 그를 돕는 의사 역시 왓슨을 패러디한 왕도순이란 중국 한의사. 뿐만 아니라 집주인 허도순이라든가 경부 레이시치 등등 주변인물들의 이름들도 죄다 셜록홈즈의 패러디. 실제로 이름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외모도 셜록홈즈 시리즈와 무척 비슷하다. 차라리 대놓고 패러디한게 오히려 흥미요소로 적용했던 것 같음.

 그런데 그렇게되다보니 설홍주만의 개성은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즉 책 자체는 무척 재미있고 흥미진진하지만, 막상 탐정 설홍주에 대해 써보려니 쓸 게 없음. 굳이 말하자면 번역본이 아닌 애초에 한국소설이다보니 한국적 정서가 드러나는 대사들이 여기저기 있는데, 설홍주가 잘난척할때 쓰는 허세드립들이 나한텐 무척 웃겼음. 굳이 나 뿐만 아니라 히가시노 게이시로의 "명탐정의 규칙"을 읽어봤거나, 파생 일드를 본 사람이라면 거기 등장하는 텐카이치 다이고로가 잘난척할때 쓰는 과장된 수사법들이 겹쳐지며 웃음을 참을 수 없을 것임..

 그 외에는 식민치하 환경을 적극 반영하여 일본 순사들을 무척 싫어하며 멍청하게 생각한다든가, 황국신민화 되어가는 조선인들에 대한 경멸 등을 숨기지 않고 마구 드러냄.
 
 소설 자체에 등장하는 사건이라든가 트릭들은 크게 어렵진 않지만 충분히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30년대 서울의 모습 역시 실감나게 묘사되면서 단순 패러디가 아니라 훌륭한 오리지널 작품으로 쳐줄만 하다. 아직 한권밖에 출시되지 않아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지만, 앞으로도 설홍주의 활약을 계속 보길 기대함.

 



 명대사: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겐 너무 가혹한 세상이야."

 탐정유형: 적극활동형
 
 대표작: 경성탐정록

 절대 읽지 말아야 할 비추전작: 아직 없음

by 아슈라 | 2009/11/07 23:57 | 名探偵列傳- 한국편 | 트랙백 | 덧글(0)

알리스 아나르의 부활?

  GW의 소설 담당부서인 Black Library에서는 정말 워해머 세계관의 팬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수준의 소설들을 출판합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무슨 재정적 지원을 받는지 엄청나게 책들을 말 그대로 "쏟아내고" 있어 출판되는 모든 책들을 마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가 된, 매우 고무적인 형태로 나아가고 있지요. 그 중 제 주종인 40k의 블러드엔젤과 FB의 하이엘프는 둘다 초인기종족이 아닌 고로 그냥 그럭저럭 무난한 양만 찔끔찔끔 나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사실 블러드엔젤은 그래도 일단은 퍼스트 파운딩 스페이스마린이기에 그나마 예우를 갖춘 것인지 작년에 출시된 Red Fury까지 포함하면 Deus Sanguinius, Deus Encarmine까지 삼부작이 완성되지만,(어디까지나 3권이란 의미의 3부작입니다. Red Fury 마지막에 속편떡밥이 떡밥수준이 아니라 거의 to be continued수준이라..) 하이엘프의 경우에는 Defenders of Ulthuan 한권 외에는 책이 없었죠. 그렇게 나온 한권조차 하이엘프 신판출시일인 2007년 하반기에 예의상 내준 정도밖에 안되기에 뭔가 하이엘프 유저로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하이엘프 영웅들의 활약을 보기 위해서는 테클리스가 등장하는 고트렉/필릭스의 자이언트슬레이어 정도로 만족하는게 고작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몇달, 아니 거의 연단위의 BL 블로그를 훑던 중에 제 눈을 끄는 것이 있었으니!










 저런 간지나는 표지! (밉살스런 Gav Thorpe의 이름만 지우고)포스터로 써도 손색이 없겠어요! 바로 Shadow King의 출간예정소식을 보고는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포스팅에 의하면 이 소설은 제국의 창시자 지그마의 'Empire', 악명높은 네크로맨서 내거쉬의 'Nagash the Unbroken'과 더불어 "Time of Legends' 시리즈의 첫선으로 출시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하이엘프 불세출의 영웅 테클리스도 티리온도, 심지어 전설의 아에나리언도 아닌 그 알리스 아나르가 저 두분과 같은 위치에서 책이 나온다니 이거이거 하이엘프 유저로는 의외인 동시에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부제를 보아하니 알리스 아나르가 섀도우 킹의 위치에 오르게 된 말레키스 배반드립시절인 듯 하군요.

 사실 알리스 아나르의 소설등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FB 7판 스타터셋 출시 이후 워해머 세계의 여러 단편들을 모은 INVASION!이란 소설집에서도 엘사리온과 말레키스 털러 퀘스트가는 모습을 보여주죠. 알리스 아나르가 단순히 일부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전설속의 인물이 아니라 현재 하이엘프 시대에까지 생존중인 영웅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단편이었습니다만, GW에서 절판시켜버렸어요. 사실 알리스 아나르의 존재는 말레키스가 내세우는 명분이라든가, 알리스 아나르의 활약상 등을 고려할 때 밸런스상 없어지는 것이 GW측에서는 울수한 역사 관리 등의 측면에서 편할 겁니다. 그렇기에 저는 절판과 더불어 알리스 아나르도 8판에선 잊혀진 캐릭터로 시들어가겠군, 다크엘프의 살아있는 악몽이었는데 아쉽게 됐어.. 라고 생각했으나 제 예상은 이리 기쁘게 깨지고 마는군요. 

 아주 사소한 문제라면 이게 2011년에 출시예정이라는 것과 작가가 매번 설정뒤집기로 유명한 가브씨라는 것. 큰 문제라면 저 간지나는 美엘프가 게임에서는 정작 http://pds7.egloos.com/pds/200804/27/68/e0009868_48147089d7167.jpg (페인팅으로 어찌 커버할 수 없는 조형의 문제임... 정말임 ㅠ) 이런 모습에 불과하다는 점.. 이랄까요, 아미북에서도 모든 일러스트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시는 분께서 대체 어느 엄한 조형사를 만났길래..



 ps. Time of Legends시리즈에 관심있으신 분들을 위한 원문링크 http://blacklibraryblog.blogspot.com/2009/06/legend-unfolds.html 

 ps2. 이글루 닉네임을 영문 Ashura에서 한글 아슈라로 변경했습니다~

by Ashura | 2009/11/05 05:21 | Warhammer FB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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