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상단 위치할 대문글










 *보드게임쪽에서는 메피스톤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아슈라입니다. 

 *원칙적으로 워해머 관련 사진, 번역글, 각종 매체의 명탐정들, 법 관련 게시물들을 다룹니다. 간혹 제 신변잡기라든가, 시사 등 취미와 무관한 글들도 간간히 올라갈겁니다. 제 종족 특성상 워해머 판타지는 하이엘프, 40k는 블러드엔젤 관련 포스팅이 주를 이룹니다.

 *워해머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한국은 아직..) 수많은 유저들을 거느리고 있는 일종의 모델링-보드게임 취미입니다. 뭔지 감도 안 잡히시는 분들은 우측 '초심자를 위한 워해머' 폴더를 잠시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 플레이어들과의 교류를 무엇보다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나이와 출신, 소속 동호회 등과 관계 없이 친분을 쌓아갈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습니다. 초보분들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여러 유저들과 토론하며 한국 워해머계를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글이 꾸준히(1주 1회 이상) 올라오는 시기에는 1달에 1번 정도는 게임이 가능합니다.

 *찾아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모든 댓글에 댓글을 다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내용이 어떻든 결코 무시하진 않습니다. 만약 제가 달지 않았다면 절대 무례하게 행동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몰라서, 또는 시간이 년 단위로 흘렀기 때문에 그런 거란걸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은 낙서장과 방명록도 겸합니다.

 *All English comments are welcomed!


아레나 모르티스 Warhammer Underworlds


 오늘 소개할 아레나 모르티스는 워해머: 언더월드의 본 게임과 달리 전사 한 명을 선택, 해당 전사를 극한까지 키워가며 투기장에서 끝없는 싸움을 벌이는 변형 규칙입니다. 일전에 소개해드린 거인 잡기 변형 규칙처럼 워해머의 공식 월간지인 화이트 드워프에서 출시한 룰셋입니다. 2019년 7월호에 소개된 이후로 언더월드를 하던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본 게임과 다른 색다른 재미로 소소한 반향을 일으켰던 변형 규칙이기도 합니다. 일반 게임에 비해 업그레이드가 마구 달리기 때문에 평소에 좋아하던 모델을 극한까지 강화시켜주는 로망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팩션 2인자들의 싸움>

 그 외에도 모델 한 개만을 컨트롤한다는 부분에서 갓 룰을 배우고 입문하시는 분들을 상대로도 제법 반응이 좋았습니다. 언더월드 단톡방에서 주기적으로 규칙을 요청하시는 분들도 있고, 저도 헷갈리지 않기 위해 한번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저작권의 문제로 직접 그림이나 표를 첨부하지 않는 점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사실 그림이 반드시 필요하진 않습니다. 제 글 특성상 이 글도 PC버전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설정]

 셰이드스파이어의 특정한 지역, 특정한 시기에는 죽자마자 부활하는 독특한 환경이 생깁니다. 평소와 달리 죽는 즉시 죽은 자리에서 바로 부활하기 때문에 방금 자신을 죽인 이에 대하여 복수에 불타는 이들이 이 괴상한 효과가 사라질 때까지 계속해서 투닥투닥한다고 합니다. 


[유의사항]

0. 아레나 모르티스는 3인에서 6인 전용입니다. 후술할 이니셔티브 카드(이하 선제권 카드) 순서로 인하여 최소 3인 이상이 있어야 원활하게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1명이 1개씩 플레이하는 4인플 외에도 2명이 각각 2모델씩 쥐고 4인으로 간주하여 플레이한 적이 있는데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3인 이상이 필요합니다. 주관적인 권장 인원은 4인입니다. 아무래도 5인 이상이면 조금 쿨타임이 길어지는 느낌일 것 같아서..

1. 모델 한 개를 선택합니다. 게임 도중 어떤 경우라도 선택한 모델 외에 다른 모델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스크리치를 선택하더라도 그의 능력으로 다른 쥐를 소환할 수 없습니다. 유일한 예외는 블루 호러입니다. 블루 호러를 선택할 경우 일반 게임에서와 같이 블루 호러가 제거되면 브림스톤 호러로 대체합니다. 

2. 오브젝티브 덱은 이 룰셋에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직 파워 카드 덱만 사용하고, 덱빌딩시 일반 게임과 달리 업그레이드 카드의 수가 갬빗 카드의 수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갬빗 카드는 최소 10장 이상으로 구성합니다.  

3. 덱빌딩이 끝났다면 파워 카드 덱과 업그레이드 카드 덱을 섞지 마시고 두 개의 덱으로 분리하여 각 뒷면이 보이게 쌓아둡니다. 뒷면의 그림이 같아서 헷갈리실 경우 갬빗 카드 덱은 세로로, 업그레이드 카드 덱은 가로로 쌓아두는 등의 방법으로 확연히 구별할 수 있게 합시다.

4. 아레나 모르티스의 공식적인 금지카드 목록은 Quick Thinker, Infinite Riches, Time Trap의 셋이지만, 해외 포럼 등지에서는 밸런스의 문제로 Crown of Avarice와 Tome of Offerings도 금지합니다. 저도 적극 동의합니다. 앞의 세 카드보다 오히려 뒤의 두 카드가 더 밸런스를 해칩니다. 


[게임 준비]

1. 아레나 모르티스에서 선은 일반 게임에서와 같이 주사위 네 개를 굴리는 것이 아니라, 화이트 드워프 7월호에 있는 선제권 카드를 무작위로 뽑아서 결정합니다. 카드는 인원 수 만큼 준비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카드를 따로 뽑지 않고 기존에 갖고 있던 다양한 색의 토큰에 숫자를 할당하여 뒷면으로 뒤집은 후 다른 분들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선제권을 정했습니다. 어쨌든 순서를 정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카드든, 토큰이든, 가위바위보든 각자 편하신 방법을 사용하면 될 듯 합니다. 

2. 선제권을 뽑은 결과 1위가 되신 분이 보드를 한 개 선택하고 오브젝티브 토큰 한 개를 중앙 네 칸 중 한 개에 배치합니다. 이 오브젝티브 토큰은 막힌 헥스, 위험 헥스, 시작 헥스가 아닌 곳에만 둘 수 있습니다. 이 헥스의 게임 중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 엔드 페이즈(종료 단계)에 이 토큰을 점령 중인 전사는 해당 라운드의 수만큼(예: 2 라운드는 2점) 승점을 얻습니다.

 나. 이 토큰을 점령 중인 전사를 쓰러뜨리면 승점을 1점 추가로 얻습니다.

 다. 이 토큰은 게임상 모든 면에서 "오브젝티브 1번" 토큰으로 취급합니다. 다만, 어떤 수를 사용하더라도 게임에서 제거될 수 없습니다. 

3. 각 플레이어는 갬빗 카드를 세 장 뽑습니다. 

4. 선제권의 순서대로 모델을 보드의 시작 헥스에 배치합니다. 이 때 블루 호러를 제외한 모든 파이터는 각성한 상태로 배치됩니다.

5. 배치 종료 후 모든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모델의 운드(체력) 수치에 따라 업그레이드 덱에서 카드를 뽑아 모델을 업그레이드 시켜줍니다.

 2운드 이하: 3장/ 3~4운드: 2장/ 5운드: 1장/ 6운드 이상: 0장


[게임 진행]

 액션 페이즈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1. 선제권 결정

2. 각 플레이어들은 선제권의 순서대로 액티베이션 진행

 가. 선제권 공개 (가령 1등인 플레이어가 본인의 차례를 진행한 후에 2등인 플레이어가 본인이 2등임을 밝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 파워 스텝 (일반 언더월드와 달리 본인의 액티베이션 전에 파워 스텝을 할 수 있습니다.)

 다. 해당 플레이어 액티베이션 진행

 라. 파워 스텝 

3. 1,2 단계를 세 번 더 반복하면 액션 페이즈는 종료됩니다. 이후 엔드 페이즈가 진행됩니다. 그럼 각 단계를 자세히 살펴봅시다.


1. 선제권 결정

 플레이어들은 랜덤으로 순서를 결정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숫자가 딸린 토큰을 뒤집어서 사용합니다. 이 때 1등인 플레이어는 다음 선제권 결정시까지 주사위에서 더블 서포트 면(소위 완원 지원이라고 말하는 면)을 공격/ 방어의 성공으로 간주합니다. 또한 1등인 플레이어의 액티베이션이 끝났을 때 전장에 본인을 제외한 모든 적이 쓰러진 상태라면 1승점을 얻습니다. 

 반면 꼴지인 플레이어는 본인의 액티베이션 이후 스스로 2 데미지를 입습니다. 만약 이 때 입은 데미지로 사망하게 될 경우 1 데미지만 입습니다. 1 데미지만 입어도 사망하게 될 경우에는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2. 파워 스텝

 일반 언더월드 게임과 달리 본인이 행동하기 전에도 파워 스텝을 통해 갬빗 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 전에 갬빗 카드를 사용한 경우,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행동 후에는 갬빗 카드를 쓸 수 없습니다. 즉, 행동 전후 한 번만 파워 스텝을 쓸 수 있습니다. 이 때 사용 가능한 카드는 업그레이드 카드가 아니라 갬빗 카드만임을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3. 해당 플레이어 액티베이션 진행

 만약 해당 플레이어의 전사가 사망했다면, 액티베이션의 시작과 동시에 보드의 빈 스타팅 헥스에 각성한 상태로 전사를 배치합니다. 이 때 이 전사가 갖고 있던 모든 토큰이나 지속되는 효과 등은 전부 폐기하되, 기존에 갖고 있던 업그레이드들은 보유한 상태로 부활합니다. 또한 부활 시에 업그레이드 덱에서 카드 한 장을 뽑아 새로 장착합니다. 

 해당 플레이어의 액티베이션에는 일반 게임과 동일하게 이동, 차지, 공격, (갬빗)카드 뽑기 외에 "회복"이라는 액션을 할 수 있습니다. 회복은 해당 전사에 이동 혹은 차지 토큰이 딸려 있을 경우 이동 혹은 차지 토큰 한 개를 제거하는 액션입니다. 


 위와 같이 액션 페이즈를 진행했다면 일반 게임처럼 엔드 페이즈로 넘어갑니다. 엔드 페이즈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됩니다. 

1. 전사 배치

2. 카드 폐기 및 뽑기

3. 글로리 포인트 소비

4. 토큰 제거

 각 단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1. 전사 배치

 액션 단계에 사망한 모델을 직전 선제권 순서에 따라 보드 위의 빈 스타팅 헥스에 다시 배치합니다. 이 때 이 전사가 갖고 있던 모든 토큰이나 지속되는 효과 등은 전부 폐기하되, 기존에 갖고 있던 업그레이드들은 보유한 상태로 부활합니다. 또한 부활 시에 업그레이드 덱에서 카드 한 장을 뽑아 새로 장착합니다. 

2. 카드 폐기 및 뽑기

 손패의 갬빗 카드 중 폐기할 카드를 폐기하고, 손에 3장이 되도록 다시 뽑습니다. 

3. 글로리 포인트 소비

 미사용 글로리 포인트가 있는 경우 숫자와 상관없이 1개의 업그레이드를 장착한 후, 전부 사용 면(회색 면)으로 뒤집습니다.

4. 토큰 제거

 차지, 이동, 가드 토큰을 전장에서 제거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 엔드 페이즈에는 위 엔드 페이즈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점수 계산을 통해 가장 많은 점수를 가져간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뭔가 글로 보면 엄청 복잡해보이지만, 실제로 한 번만 해보시면 기존 게임을 해 보신 분들에게는 정말 민망할 정도로 간단합니다. 매번 선제권 취득과정이 좀 귀찮긴 한데 게임의 필수적인 부분이기도 해서 딱히 하우스룰로 고치기도 그렇더라구요. 여튼 제일 좋아하는 모델 한 개를 가지고 무쌍을 찍어보고 싶으신 분들, 워밴드 전체의 운영에 앞서 모델 하나만을 조종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한 룰셋입니다.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단체사진 한 장>


*기타 특규
1. 리썰 헥스: 리썰 헥스로 인해 사망할 경우 해당 플레이어는 승점 1점을 잃습니다.

2. 리액션: 여러 명의 리액션 타이밍이 겹치는 경우 마지막으로 선제권 순위를 공개한 사람의 왼쪽에 있는 사람만이 해당 타이밍의 리액션을 할 수 있습니다. 리액션은 단 한 명만이 할 수 있지만, 만약 그 사람이 리액션을 하지 않을 경우 다시 그 사람의 왼쪽에 있는 사람에게 리액션할 기회가 넘어갑니다. 이런 식으로 리액션을 할 사람이 있을 때까지 시계방향으로 기회가 넘어갑니다. 

3. 업그레이드 카드: 카드에 업그레이드 카드를 사용(play/apply an upgrade card)라고 써 있는 경우 업그레이드 카드 덱의 가장 위 카드를 뽑아 전사에게 착용시킵니다. 해당 전사가 착용할 수 없는 업그레이드의 경우(가령 특정 파이터 전용 업그레이드), 카드는 폐기됩니다. 카드에 파워 카드나 파워 덱이라는 용어가 기재된 경우, 이는 갬빗 카드/덱을 의미합니다. 





워해머 언더월드: 드레드페인 리뷰 Warhammer Underworlds

 
 오늘은 GW에서 공식적으로 입문자들을 위해 만든 언더월드 세트인 워해머 언더월드: 드레드페인에 대해 리뷰해볼까 합니다. 워해머 언더월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워해머의 세계관을 맛볼 수 있는 덱빌딩 + 미니어처 게임으로 혹시 어떤 게임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 링크를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스 사이즈는 기존의 스타터 세트와 동일합니다.

 드레드페인은 언더월드 제품군 내에서도 조금 특이한 녀석입니다. 일단 다른 제품들과 달리 GW 홈페이지에서 공식적으로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최근 GW는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콜라보(가령 반다이와의 협업으로 지난 달에는 스페이스 마린 액션피규어를 예판했습니다.)를 필두로 매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기존에 워해머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플레이어들을 유인하기 위하여 본인의 직영 워해머 매장 또는 리테일 샵들을 떠나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는데, 그 판매처 중 하나가 미국 최대의 서점인 반즈 앤 노블입니다. 회사에서는 작년을 시작으로 일부 보드게임들을 반즈 앤 노블 전용으로 제작, 판매하고 있으며 드레드페인도 그 중 하나입니다. 

공식 제품 저화질 사진

 또한 드레드페인은 대놓고 제품 컨셉을 "입문자를 위한 언더월드"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GW에서 이렇게 공식적으로 입문자를 위해 약식룰이 아닌 별도의 규칙과 구성품까지 따로 만들어가며 세트를 만들어준 적은 없는데, 나름 언더월드에 대한 제작사측의 푸시가 느껴지는 부분이네요. 그러면 어떤 부분에서 입문자를 위한 세트인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직관적인 워밴드 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워밴드의 모델 수가 늘어날수록 언더월드에서는 운영이 어려워집니다. 한 라운드의 액티베이션은 넷이고, 이는 일반적인 수단으로는 모델을 최대 네 개까지만 기동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초심자를 위해서는 보통 액티베이션의 수에 맞게 네 모델로 구성된 워밴드를 추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드레드페인에 포함된 두 워밴드는 모델 수가 각각 셋, 넷으로 비교적 적고 운영이 쉬운 편입니다. 이런저런 특수룰로 기동을 고려할 필요는 없는 셈이지요. 들어있는 워밴드를 잠시 살펴보면

아이언소울의 컨뎀너. 같은 스톰캐스트답게(?) 기본 스펙만 두고 보면 스틸하트 챔피언의 미묘한 강화판입니다. 각성도 더 쉽고, 능력도 거의 같지만 미묘하게 더 좋습니다. 전용카드로 들어가면 스틸하트보다 확연히 좋기 때문에 확실히 스틸하트의 상위호환 느낌입니다.

레이디 해로우의 몬플라이트. 모든 모델이 특규가 달린 특이한 워밴드입니다. 각성 조건은 어렵지 않지만, 반격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각성시 스펙 상승폭이 꽤 크고, 전용 카드와 조합하면 강력한 워밴드로 거듭납니다. 유령이긴 해도 일단은 전원이 여성인 유일한 워밴드일지도..


2. 원거리 공격 전무

 입문을 위한 언더월드이기 때문인지, 마법을 비롯한 원거리 공격이 전무합니다. 전원 근접 공격수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구성대로 게임하면 이동이 아주 중요해집니다. 사실 언더월드에서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첫째로 덱빌딩, 두번째가 이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이동 부분을 착실히 훈련시키기 위해 원거리 변수를 최대한 줄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3. 덱빌딩 요소 없음

 드레드페인은 언더월드 시즌 2.5라고도 하는데, 단순히 시기적으로 시즌 2와 3 사이에 나왔기 때문에 그렇다기보다 시즌  3에서 시작될 여러 변화를 미리 도입, 실험한 세트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전용 카드로만 덱을 구성할 수 있게 제품을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언더월드 확장팩들은 오브젝티브 카드가 9장만 들어있었기 때문에, 공용 카드를 섞지 않으면 12장의 오브젝티브 덱을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갓 입문을 해서 어떤 카드가 좋은지 감도 못 잡겠는데 강제로 덱빌딩을 하지 않으면 게임을 할 수가 없었던 셈이지요. 

 그러나 드레드페인을 시작으로 현재 시즌 3의 확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워밴드는 전용 카드가 오브젝티브 카드 12장, 파워카드 20장으로 구성되어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완성된 덱이 되도록 출시되고 있습니다. 입문 즉시 덱빌딩 없이 바로 게임을 할 수 있게 된 셈이지요.

박스에서 꺼내자마자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4. 보드 배치 요소 없음

 대회에 나가게 된다면 보드 배치도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주는 요인입니다. 어떤 보드를 깔 것인지, 어떤 각도로 보드를 배치할 것인지 고민을 할 필요가 있지요. 이런 것도 초심자에게 부담스러울지 모르니 드레드페인에서의 보드는 두개를 합쳐 놓은 큰 보드 한개로 퉁칩니다. 보드배치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맨날 같은 보드에서만 하면 재미 없을지 모르니 양면이긴 합니다. 즉 임의로 배치가 불가능한 고정된 큰 보드가 두 개 들어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브젝트 일러스트레이션은 2판 나이트볼트와 동일합니다.


5. 예능감 도입?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반 언더월드에 비해 이것저것 쳐냈기 때문에 게임이 조금 단조롭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예능감 넘치는 "해저드 카드"를 도입했습니다. 셰이드스파이어의 무작위적 환경을 게임상으로 구현한 이 해저드 카드는 라운드 시작할 때마다 라운드 수만큼 뽑아서 효과를 적용합니다. 가령 운석이 떨어져서 근처에 있으면 피해를 입는다든가, 일시적으로 순간이동 기능이 추가된다든가, 불가사의한 힘으로 조건이 맞으면 각성을 한다든가 등 밸런스 붕괴를 일으킬만한 이벤트들이 매 라운드 일어납니다. 대회에서라면야 절대 용납이 안 되겠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입문자들이 게임에 흥미를 갖게 만들어줄 수 있는 요소라는 점에서는 괜찮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효과들이..


 장점만 살펴봤으니 이제 단점도 봐야겠지요? 드레드페인에는 사실 결정적인 하자가 있습니다. 입문자용 세트이고, 나름 제작사측에서 푸쉬를 해줬다고는 하지만 예산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인지 미니어처는 드레드페인 출시를 위해 출시된 신조형이 아니라 기존에 워해머 본 게임에 있던 구조형을 그대로 재탕했습니다. 사실 이건 그리 하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존에 있던 조형이지만 조형이 엄청나게 예쁘거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하자가 있으니 바로..

 카드 일러스트의 퀄리티가 끔찍합니다. 얼굴이 카드마다 다 다른 것도 신기한데 하나 같이 다 못생김.. 

거기에 일러스트의 구도가 거의 같아서 같은 카드처럼 보여 헷갈리는 경우도 은근히 됩니다. 
뭐 언더월드를 카드 일러스트 보려고 하는건 아니지만, 최근 출시된 시즌3의 일러스트가 워낙 훌륭한지라 더욱 대비가 됩니다. 
 거기에 심지어 표지까지 기존 그림 미묘하게 바꿔서 재탕함. 

 입문세트 치고 비싼 가격도 흠입니다. 가격은 60불 정도로 일반 스타터셋과 가격이 동일합니다. 구성품 자체는 그럭저럭 스타터셋과 비슷하니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입문자용 세트인데다 공식대회에서 사용할 보드가 없다는 부분을 생각하면 가격을 조금 내렸다면 더 많은 분들이 접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 외에 이 글을 쓰는 시점에 국내에 이 제품을 보유 중인 플레이어가 몇 분 없기 때문에 한글화 자료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이번 달 말부터 GW 샵에서도 이 워밴드 둘을 묶어서 Champions of Dreadfane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판매할 예정인지라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게 되면 한글화를 해주실 분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이상으로 드레드페인을 살펴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보드라이프에도 게시되었습니다. 

워해머 언더월드 설정 4: 소설 비스트그레이브 후기 Warhammer Underworlds


 워해머 언더월드 3판인 비스트그레이브가 출시된지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1판 셰이드스파이어가 출시됐을 때, 전에 포스팅한 동명의 소설이 같이 출판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2판 나이트볼트가 런칭되고 난 이후에는 관련 소설이 없어서 블랙 라이브러리가 언더월드에는 관심이 없나보다 싶었는데, 이번 3판에는 다행스럽게도 책을 내줬습니다. 모처럼 언더월드를 좋아하는 제가 또 놓칠 수야 없지요. 프리오더로 주문 후 수령한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드디어 책을 다 읽게 되어,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 짧게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소설의 내용을 직접 언급하는만큼 읽으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스포일러를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비스트그레이브는 뭘 하는 곳인가?

 이번 3판 게임의 배경이자 이 소설의 배경인 비스트그레이브는 워해머 언더월드의 8가지 영역 중 야생의 영역인 구르Ghur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야생의 평원 한 가운데에 구름을 뚫고 우뚝 서 있는 노란색 산, 혹은 그 산기슭을 포함한 주변 지역을 거주민들은 비스트그레이브라고 부릅니다. 이 산에서 느껴지는 불가사의한 기운은 보는 이들을 산으로 유인하며, 산에 대한 온갖 기괴한 소문들이 돌아다니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실제로 비스트그레이브에 대하여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소설에서 묘사되는 비스트그레이브는 셰이드스파이어보다 더한 지옥도입니다. 셰이드스파이어가 음산하고 조용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유령의 집같은 느낌이라면, 비스트그레이브는 뭔가 재난영화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넘쳐나는 용암, 움직이는 것들을 후려치는 거대한 돌손가락, 건드리는 사람을 빨아들이는 호박(pumpkin이 아니라 amber)등 위험이 넘쳐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어두운 동굴 속에서 불을 밝혔더니 사방이 호박이고 스톰캐스트 이터널, 파이어슬레이어 등 수많은 종족들이 그 안에 갇혀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누군가가 바라보면 생전의 마지막 짧은 순간을 영원히 반복합니다. 묘사되는 바로는 마치 움짤처럼요. 다른 곳을 보다 다시 보면 아까의 동작을 다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계속 보고 있으면 마치 반지의 제왕(확장판)에서 나왔던 죽음의 늪처럼 호박으로 유인하여 영원히 감금시킵니다. 

벽 전체가 저런 것들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으으


*전작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 부분에 대해 소설은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 셰이드스파이어의 저주라든가, 카토프레인의 유물들이라든가, 1도 내용이 없습니다. 아래에 더 말씀드리겠지만 이 소설의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 본 게임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점인데 개인적으로는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하여 소설이 아니라 스타터 세트의 룰북 관련 부분 내용을 들어 잠시만 소개해드리면, 전작 이후 죽음의 신 나가쉬의 세계를 집어삼키려는 거대한 계획은 스케이븐의 의도치 않은 트롤링으로 실패로 돌아갔으나, 네크로퀘이크라는 영역을 불문한 대지진이 일어나게 되고, 셰이드스파이어도 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이 지진으로 셰이드스파이어에도 균열이 일어나게 되어 짐승의 영역, 그 중에서도 비스트그레이브의 산 안에 있는 여러 미궁 가운데 일부로 연결되었습니다. 

  뭐 그래서 넘어갈 수 있게 되었나 봅니다. 좀 허술한 설정 같기도 한데, 단순히 물리적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의 나가쉬의 저주의 영향마저 일정 부분 넘어간 것인지, 비스트그레이브에서 싸우다 죽어도 온전한 상태로 부활합니다. 다만 곧 설명드리겠지만, 이 부활 부분에서 조금 변화가 생겼습니다.


* 비스트그레이브의 부름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종족의 영웅 한 명씩을 중심으로 한 워밴드 둘입니다. 첫 번째 주인공인 비스트맨 구로쓰Ghroth란 녀석은 비스트맨치고 전략적인 식견과, 무엇보다도 비스트맨답지 않은 인내라는 덕목을 갖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유능한 리더입니다. 물론 이 기준이 어디까지나 비스트맨 수준이라 언어구사력(단어를 나열하는 수준입니다. 가령 "구로쓰 간다 비스트그레이브")이나 전우애 이런 것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어느 인간 마을을 함락시킨 후 구로쓰는 불길 속에서 환상을 봅니다. 어느 거대한 산의 모습, 그 산기슭의 나무들을 지나 그 안에 있는 미궁들, 그리고 산의 심장부에 있는 동굴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공간, 그 한 가운데에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 위에 구로쓰 본인이 있었습니다. 도끼로 그 덩어리를 내려친 구로쓰는 그 안에서 심장을 꺼냅니다. 그 심장에 자신이 얼굴을 대는 모습과 동시에 환상은 구로쓰를 모든 종족 위에 군림하는 위대한 전장의 화신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환상을 본 구로쓰는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이 환상을 반드시 실현시켜야겠다는 각오를 갖게 됩니다. 이 심장을 노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눈에 띄지 않도록 소수의 정예병만을 데리고 비스트그레이브로의 여정을 떠납니다.

 이를 막는 실바네스의 나무정령인 드라이어드의 마법사 카이라Kyra는 고향의 숲에서 명상 중에 갑자기 구로쓰가 본 환상의 마지막 모습을 똑같이 봅니다. 카이라는 환상에서 본 이 비스트맨의 얼굴이 익숙했습니다. 사랑하는 숲이자 본인의 고향을 침략하여 수 많은 나무들을 태우고 베어간 원수였기 때문이지요. 구로쓰가 이 환상의 모습을 실현한다면 자신의 고향에 더 큰 재앙이 올 것이라는 것을 실감한 카이라는 의회를 설득하여 이를 저지하기 위한 여정에 나섭니다. 다만 구로쓰를 죽이더라도 언젠가 비스트그레이브의 저 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가 남아 있는 이상 다른 누군가가 이 힘을 갖게 되어 위협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한 카이라. 그녀는 여정의 최우선목표를 구로쓰의 제거가 아닌 환상의 마지막에 본  덩어리의 제거로 삼게 됩니다. 

외모만 봐서는 선역인지 악역인지 알 수 없는 브랜치위치의 모습


 이후의 여정은 비스트그레이브를 향하던 와중에 이런저런 교전으로 줄어든 구로쓰와 그의 5인팟(정확히는 4인 + 개 1마리)와 그를 몰래 추적하는 드라이어드 4인팟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줍니다. 실바네스들은 구로쓰를 죽일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지만, 심장으로 가는 여정을 환상을 통해 직접 본 이는 구로쓰밖에 없기 때문에 오히려 구로쓰 일행을 비스트맨들이 모르게 몰래 뒤에서 돕는 아이러니한 경우도 생깁니다. 

 그러면 내용의 대략적인 흐름은 설명을 드린 것 같으니, 책을 보며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짧게 설명드리겠습니다.


 * 일단 이 소설은 매우 실망스럽게도 비스트그레이브를 포함 언더월드의 워밴드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직접..은 말이지요. 다만 일부 상황에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은 나옵니다. 한 대목을 옮겨보자면

 "... 그것은 거대했다. 신장은 샤먼의 두 배는 족히 되어 보였고, 옆으로도 그에 못지 않게 넓었다. 대체로 피부는 창백한 회색이었으나, 어깨 위로는 어두운 푸른색의 두꺼운 살갖이 자리잡고 있었다. 녀석의 강력한 팔은 무릎을 한참 지나 늘어내릴 정도로 길었고 (중략) 거대한 귀는 귓볼을 늘어뜨린 채 작은 두개골 양 옆으로 뒤어나와 있었다. 둥근 코가 얼굴의 반은 잡아먹고 있었는데, 그 양 옆으로 노란 안구가 번쩍였다... "

 댕크홀드 트롤의 모습이 대체로 비슷하긴 하지만 색이라든가 어깨의 살갖이라든가, 묘사가 아무리 봐도 몰로그 같지 않나요? 박쥐 스퀴그가 옆에 날아다니는 장면만 있으면 확정인데, 

 * 이 외에도 곧 출시될 늑대 고블린 워밴드인 리파의 스날팽을 연상시키는 녀석들도 등장합니다. 늑대를 탄 3명의 고블린들. 그런데 이건 좀 애매한게, 그 중 한 친구는 철퇴를 들고 있거든요. 리파의 스날팽은 활, 창, 방검 이렇게 셋이라서 엄밀한 리파의 스날팽이라고는..

 * 그 외에는 구울 무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리더가 흡혈귀입니다. 크랙매로우 애들은 아닐듯.. 스케이븐도 나옵니다. 다만 (반인족인 스케이븐이 아닌) 거대한 쥐의 무리를 통제하는 간수 + 랫 오우거 구성입니다. 스크리치는 아닌듯.. 그 외에 투창을 던지는 여자 오우거 헌터도 등장합니다. 

 * 향후 시즌 4의 배경이 여전히 비스트그레이브/ 구르일 경우라면 출시가능성이 있겠지만, 토착 원주민인 소위 고요한 자들Silent People에 대한 묘사도 상세히 나옵니다. 비스트그레이브의 산기슭에 거주하는 집단으로, 종족은 인간. 신체특성은 키는 많이 작고 대신 옆으로 벌어졌으나, 힘은 비스트맨과 적당히 씨름할만큼 센 모양입니다. 온 몸에 털이 아주 많은 것으로 묘사됩니다. 

 * 고요한 자들의 문명 수준은 원주민답게 갓 원시인을 벗어난 정도입니다. 입고 있는 옷도 거의 없고, 주거 형태도 움막에 온갖 뼈와 가죽을 덧댄 정도, 그리고 주로 사냥으로 식량을 조달합니다. 등장씬 자체가 비스트맨을 사냥하는 데 성공해서 잡아먹는 장면입니다. 고요한 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비스트그레이브 자체를 숭배한다는 것입니다. 나름 유능한 마법사인 샤먼이 지도자 역할을 담당하고, 주기적으로 비스트그레이브에 제물을 바칩니다. 소설에서는 비스트맨들을 기둥에 묶고 의식을 진행하는데, 의식이 시작되자 비스트그레이브 쪽에서 거대한 돌 손가락이 기둥에 묶인 제물들을 덮치고, 제물들은 그냥 다져진 핏덩어리가 되어 버리는데 그때마다 마치 산이 생기를 되찾는 것 같다는 묘사가 나옵니다. 다만 이 원주민들도 산을 숭상하지만, 산기슭에서만 생활할 뿐 산의 미궁 내부로 들어가진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추후에 워밴드로 출시된다면 미개한 문명 수준과 인간의 신체적 한계 때문에 6~7인자리 호드 워밴드로 나오겠네요. 

새로 출시된 스타터의 보드 가운데 하나인 "고요한 자들의 신전Shrine of the Silent People" 입니다.
환공포증 환자들을 고요하지 않게 만드는 신전인듯


* 비스트그레이브는 자체적인 의식을 갖고 있는 거대한 '무언가'로 추정됩니다. 스토리의 최후반부에 구로쓰는 결국 목적지에 도달합니다. 환상에서 목격한 덩어리의 정체는 신수god beast인 엄청난 거인의 시체였고, 심장을 취하려고 할 때 시체였다고 생각한 신수가 깨어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과정에서 실바네스와 비스트맨 파티는 전원 사망합니다. 그러나 기묘하게 신수의 머리로만 자꾸 동굴의 천장이 무너져내려서 피해를 입히고, 그 덕분에 카이라가 신수의 심장에 마지막 일격을 가하면서 심장을 파괴함으로 인해 신수도 죽게 됩니다. 

* 그런데 말입니다, 소설의 맨 마지막에 주인공 파티는 양측 전원 부활합니다. 상처나 핏자국 하나 없이 온전한 상태로 죽은 위치에서 그대로 말이지요. 그런데 이게 셰이드스파이어의 저주의 영향이 비스트그레이브로 전이되었기 때문에 부활을 하는건지, 아니면 비스트그레이브 안에서는 원래 셰이드스파이어처럼 부활이 되는 효과가 있기 떄문에 부활을 하는건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셰이드스파이어에서 본 나가쉬의 저주는 부활을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무작위성이 특징이었는데, 비스트그레이브에서의 부활은 개체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조금 달라도, 거의 죽은 순서대로 죽은 위치에서 그대로 부활하기 때문에 일종의 순리라는 느낌입니다. 

* 결국 구로쓰와 카이라가 환상을 보게된 시점부터 모든 것이 비스트그레이브라는 산의 계획이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비스트그레이브는 신수가 곧 다시 부활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신수가 다시 돌아다니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수를 제거할 능력이 되는 구로쓰와 카이라에게 환상을 보여주며 산으로 유인하고 결국 의도한대로 신수를 죽게 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대자연에게 놀아나는 필멸자들의 운명이란..

* 다시 부활한 구로쓰는 거인이 부활하면 다시 심장을 취하겠다는 욕심에, 카이라는 구로쓰를 다시 막아야겠다는 사명에 비스트그레이브를 떠나지 못하면서 소설은 막을 내립니다. 셰이드스파이어가 그랬듯 영원한 전투의 굴레를 잘 묘사해주는 마무리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솔직히 만족스럽지 못한 구매였습니다. 일단 책 제목이 비스트그레이브인데, 비스트그레이브에 나오는 워밴드가 하나도 등장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불만입니다. 그냥 비스트그레이브라는 배경을 공유하는 소설이다. 라고 변명하기도 구차한 것이 대문짝만하게 책등과 표지에 박힌 표지가 언더월드 3판 비스트그레이브의 폰트이고, 비스트그레이브 출시와 동시에 책을 냈으며, 언더월드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판촉하기 위해 3종의 한정판 오브젝티브 카드도 같이 내줬으니, 누가 봐도 게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요.

동봉되어 있는 한정판 카드 직찍입니다. 
전부 책과 관련된 카드들로 컨셉을 잡았는데, 자세히 보시면 전부 책에 블랙 라이브러리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인데, 제목이 비스트그레이브인만큼 당연히 워해머 언더월드: 비스트그레이브의 워밴드를 등장시켜 게임을 더 사고 싶게 만들거나, 아니면 이미 게임을 산 사람들을 위해서 더 게임에 몰입을 하도록 만들어줘야 하는데, 본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두 목적 모두에 부합하지 않기에 납득하기 어렵고, 마케팅의 실패라고도 생각합니다. 작가 인터뷰를 보니 원래는 본작의 커노스 헌터들을 드라이어드 포지션으로 넣을 예정이었는데, 드라이어드가 더 "순수한" 형태의 실바네스라고 생각해서 드라이어드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비스트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이름만 구로쓰지 파티에 샤먼도 있고, 비스트그레이브에 나온 그래쉬락의 디스포일러로 이름을 바꿔도 전혀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나마 등장하는 다른 워밴드라고는 언더월드에 나오는 녀석이 맞는지 아닌지 헷갈리게 이상하게 묘사해둔 것을 보면 일부러 기다린 팬들을 우롱하는건가 싶기도 할 정도입니다. 독자들은 블랙 라이브러리 소설에 뭔가 굉장한 문학성을 기대하고 읽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을 생생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캐릭터 묘사만 적당히 깔아주기만 해도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고, 사실 그 정도만 해줘도 될 정도로 기대치도 충분히 낮은 편입니다. 작가에게 재량이 인정되는 것은 물론 나쁜 일은 아니지만, 결국 작가의 독단으로 언더월드 팬의 입장에서는 3년만에 나온 언더월드 소설에 영 몰입을 할 수 없게 되어버렸으니 사기당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스틸하트의 챔피언이나 세퍼크럴 가드, 구르작 등이 등장하는 소설 셰이드스파이어의 경우 초판 하드커버가 금방 동이 났고, 평도 좋았던 반면 아마존에서 이 소설의 평점은 (평점 준 사람이 두 명밖에 없긴 하지만) 한정판 카드를 끼워줬음에도 바닥을 찍고 있는 것을 보면 실망감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닌 듯 합니다. 

 그래도 장점을 짚어보자면, 워해머 언더월드 3판 비스트그레이브의 배경에 대한 내용, 산 자체의 생태에 대한 묘사는 충실했다고 봅니다. 적어도 보드에 왜 뼈가 널려있는지, 그 많은 노란 호박들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비스트그레이브라는 산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엿볼 수 있었던 점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워해머 언더월드를 사랑하는 플레이어로 물론 이것저것 관련 상품을 다 갖고 싶은 마음이니 사실 내용이야 어떻든 어차피 구매를 했겠지만, 좋은 구매였다는 기분은 들지 않네요. 하드커버 값이 아깝지만 그래도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오디오북도 있고, 내년 초에 페이퍼백으로 출시가 되니 염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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