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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드게임쪽에서는 메피스톤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아슈라입니다. 

 *워해머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한국은 아직..) 수많은 유저들을 거느리고 있는 일종의 모델링-보드게임 취미입니다. 뭔지 감도 안 잡히시는 분들은 우측 '초심자를 위한 워해머' 폴더를 잠시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 플레이어들과의 교류를 무엇보다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나이와 출신, 소속 동호회 등과 관계 없이 친분을 쌓아갈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습니다. 초보분들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여러 유저들과 토론하며 한국 워해머계를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글이 꾸준히(1주 1회 이상) 올라오는 시기에는 말씀해주시면 게임이 가능합니다.

 *찾아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모든 댓글에 댓글을 다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내용이 어떻든 결코 무시하진 않습니다. 만약 제가 달지 않았다면 절대 무례하게 행동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몰라서, 또는 시간이 년 단위로 흘렀기 때문에 그런 거란걸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은 낙서장과 방명록도 겸합니다.

 *All English comments are welcomed!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 소개 (2) Warhammer 40k


 GW 인기 최하위 원 탑 게임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 리뷰 두 번째 시간입니다. (혹시나 지난 번 글을 안 보신 분들을 위한 링크) 지난 번 글의 댓글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은 있는데 도통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감이 안 오신다고 하셔서 오늘은 2022년 8월 현 시점에서의 입문에 도움이 되도록 비행기의 종류와 미션에 따른 편대의 편성, 그리고 지난 달 새로 출시된 호루스 헤러시 확장판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볼까 합니다.

<갑툭튀했지만 너무나도 기대가 컸던 룰북>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게임은 지난 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갓겜은 아닐지라도 쿠소게까지는 절대 아니고 대체로 재미 있는 게임, 항공전을 좋아한다면 꽤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지만, 실상은 영 인기가 없는 게임이라 아마 한 번 섭종의 위기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GW에서 시즌 2 스타터인 불타는 하늘(Skies of Fire) 발매 이후 에어로노티카 제품들이 워낙 안 나가서 악성 재고가 되어버린 뒤로 게임을 그냥 엎으려다 한 번만 더? 해보고 낸 시즌 3 천사의 분노(Wrath of Angels)가 스페이스 마린의 인기를 업고 예상보다 훨씬 잘 나가서 순식간에 초도 생산분이 전부 소진되었다고 합니다. 시즌 2는 아직도 여기저기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데 말이죠.. 여튼 덕분에 게임은 망하지 않고 최근 헤러시 캠페인 북을 비롯하여 커스토디안 가드의 신 모델도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카오스 팩션의 발매 루머가 들려오는 등 한동안은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 등장한 커스토디안 가드의 전천후 전폭기, 아레스 건쉽>

 그런데 여기에서 입문자들의 문제가 생깁니다. 대부분의 입문자들은 40k의 주인공이자 곧 등장할 확장판 호루스 헤러시의 메인 팩션인 스페이스 마린을 하고 싶어하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본사에서 스페이스 마린이 들어 있는 천사의 분노 스타터는 전부 소진되어 살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본사 사이트에서는 공식적으로 시즌 3으로 넘어가면서 시즌 2 스타터도 내려버렸습니다. 결국 입문하는 분들 입장에서 공홈에서 스타터가 안 보이니 이 게임 도대체 뭘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오는 것이 이해가 갑니다. 

<제 에어로노티카 스타터 모음.. GW의 재생산이 시급합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단 스타터에서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부터 말씀드립니다. 본사가 아니더라도 스타터는 여전히 다크스피어라든가 이베이 등에서 정가에 가깝거나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스타터들은 40k 본 게임 같은 에디션별 출시가 아니라 시즌제 출시이기 때문에 예전 스타터도 낡은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스타터 세트의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직구를 최소화하고 싶다면? 다행히 오크타운에는 포지월드제를 제외한 정발된 전 모델을 판매중입니다. 그러면 한 번 편대를 편성해봅시다!

<아무리 이 게임의 주인공이라지만 임페리얼 네이비의 인기란>

 본 게임에서 모델은 네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됩니다. 전투기Fighter, 폭격기Bomber, 정찰기Scout, 그리고 지상 방공포Ground Defence인데요, 각각의 특성을 짧게 살펴보자면,


1. 전투기

<오크 다카젯은 게임 내에서 가장 저렴한 전투기지만 그에 어울리지 않는 흉악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이 게임의 주역입니다. 어떤 미션을 하더라도 전투기가 빠질 수는 없습니다. 속력과 제어력, 기동능력의 세 방면에서 게임 내 최고의 수치를 자랑하고 공대공 전투력도 가장 뛰어납니다. 그 급부로 내구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포인트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미션과 상관없이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비행기가 바로 전투기입니다.



2. 폭격기

<제 머라우더 편대. 느리고 단단하고 세게 치는 폭격기의 전형입니다.>

 지상의 목표물을 제거하는 데에 특화된 비행기입니다. 제대로 된 폭격기는 단 한 번의 공격만으로 내구력이 멀쩡한 지상 구조물을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상 폭격 미션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그 중요성과 비싼 포인트에 걸맞게 내구력도 높은 편입니다. 또한 클래스는 폭격기지만 가령 스페이스 마린의 썬더호크 건쉽이나 엘다의 뱀파이어 헌터 같은 경우는 실제로 전폭기와 유사한 역할을 하여 공대지 공격 못지 않게 공대공 능력도 탁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편대의 기함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이 폭격기 클래스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전투기에 비해 속도와 선회력, 기동 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전투기 몇 기에게 꼬리가 잡히면 순식간에 제거될 수 있는만큼 단독으로 행동하기보다는 전투기의 호위가 필요합니다.



3. 정찰기

<사격능력 전무, 오로지 수송능력과 기동력에 몰빵한 아르부스 라이터입니다.>

 제일 희귀한 클래스. 속력, 기동능력은 준수한 편이나, 무장을 비롯한 다른 능력은 다소 떨어집니다. 타우의 드론이나 제국 항공대의 아르부스 화물수송기 등 덩치가 좀 작은 비행기들이 포진한 클래스로 포인트는 저렴하지만 미션 수행에 필수적인 알짜 모델들이 잔뜩 포진해 있습니다.



4. 지상 방공포


 스타크래프트의 미사일 터렛 같은 고정형 방공포대입니다. 포대별로 사격 가능한 고도의 한계가 명시되어 있고, 포인트 대비 화력은 대체로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이동이 불가능하여 미션 수행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내구력이 낮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만 방공포를 공중에서 공격하기 위해서는 지상에 근접한 고도까지 내려와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방 입장에서는 꽤나 계륵같은 존재라 의외로 파괴되지 않고 게임 끝까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어? 수송기도 있다던데? 위 네 가지 모델 분류법은 룰북에 나오는 게임의 공식적인 분류 형태고, 수송기는 수송기능이 있는 비행기를 총체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카드에 "Transport"기능이 있다면, 그것이 전투기든 폭격기든 수송기입니다. 

 자, 그러면 편대를 어떻게 편성해야 할까요? 1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세계적으로 가장 표준이 되는 게임 규모는 150포인트로 팩션에 따라 다르지만 비행기 4대에서 8대 내외가 편대에 들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위에서 보신 것처럼 미션에 따라 필요한 비행기의 종류가 달라지기 때문에 미션별로 편대의 구성도 달라집니다. 미션은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일반 전멸전(도그파이트)

2. 상대의 지상 목표물을 폭격하는 미션

3. 일정 지역에 수송기로 아군 병력을 투하하는 미션 

 물론 이외에도 공중요새 공방전이나, 협곡 사이를 질주하는 것을 구현한답시고 양 끝의 보드를 계속 교체해가며 달려가는 미션, 지상 건물들 사이에서의 요격전 등의 미션도 있지만 저 세 가지가 기본입니다. 그래서 해외 토너먼트에서도 마치 킬 팀에서의 커맨드 로스터처럼 위 세 미션을 기준으로 세 개의 편대 로스터를 편성하여 미션마다 다른 로스터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우선 오늘은 가장 기본이 되는 1번 미션을 기준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균형 잡힌 로스터 편성을 살펴봅시다.

<제 전투기 둘의 3시즌 커버 사진 표절>

 일단 전투기를 먼저 선택해야 합니다. 전투기는 편대의 중추가 되는 역할로, 개별 화력은 폭격기에 비해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이 게임의 특성상 비행기가 많다 = 행동 가능 횟수가 많다, 즉 킬 팀으로 치면 APL이 많은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일정 수 이상의 비행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수를 제일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전투기입니다. 최소한 세 기 이상 구비할 것을 권해드리고, 팩션에 따라 다섯 기 까지 채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추천하는 팩션별 전투기는 스페이스 마린: 자이폰 요격기/ 오크: 다카젯/ 엘다: 나이트윙/ 임페리얼 네이비: 썬더볼트입니다. 특히 임페리얼 네이비는 전투기의 선택지가 가장 넓습니다. 어벤저나 라이트닝, 발키리도 있지만 썬더볼트를 추천드리는 이유는 아주 탁월한 부분은 없을지언정 속력, 기동 능력, 화력이 평균 이상으로 준수한데 내구력도 전투기치고 튼튼한 편인데다 포인트도 적당해서 가장 균형잡힌 좋은 전투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포인트를 조금 더 주고 썬더볼트 퓨리로 업그레이드할 여력이 있다면 화력이 더욱 강해지기까지 하니, 1시즌 하늘의 깡패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참고로 임페리얼 네이비 비행기들은 룰상 오크에서는 루티드라는 명목으로, 타우에서는 징발의 형식으로 그 성능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으니 이래저래 유용합니다.

 제 최애 팩션인 엘다의 경우도 4종으로 선택지가 많긴 한데, 절반이 포지월드제라 입문 단계에서 추천하기는 좀 그렇고, 스타터셋에 있는 기본 전투기인 나이트윙도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훌륭한 전투기입니다.

<폭격기는 편대의 플래그쉽입니다.>

 그 다음은 폭격기가 한 두 대 정도 있으면 좋습니다. 행동 횟수도 중요하지만 당연히 전략 게임인만큼 탱킹할 수 있는 유닛이 필요한데, 이 게임은 포인트 대비 내구력이 독특하게 책정되어 있는 시스템이라 내구력이 전투기에 비해 무려 네 배가 높아도 포인트는 두 배도 채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탱킹 용도로 폭격기가 있어서 나쁠 것이 없습니다.

 추천하는 폭격기는 스페이스 마린: 썬더호크 건쉽/ 오크: 에비 바머/ 엘다: 뱀파이어 헌터/ 임페리얼 네이비: 머라우더 디스트로이어입니다. 오크의 경우 그롯 바머가 팩션 원탑의 훌륭한 유닛이긴 하지만 운용법이 입문 단계에서는 어울리지 않아 무난한 에비 바머로, 임페리얼 네이비의 경우 공대지 공격은 머라우더 폭격기가 더 낫지만, 도그파이트 사양이라면 공대공 능력이 더 탁월한 머라우더 디스트로이어가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페이스 마린의 경우 폭격기가 썬더호크 건쉽밖에 없긴 합니다만, 전투기 클래스인 파이어 랩터가 세팅하기에 따라 충분히 폭격기 역할을 할 정도로 튼튼하고 공격적이라 반드시 썬더호크를 고집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 다음 정찰대와 지상 방공포는 거의 10포인트 이하이므로 포인트가 어정쩡하게 남으면 취향껏 넣으시면 됩니다. 넣지 않더라도 전투기와 폭격기만으로 비행기가 5대 내외로 편성이 되면 정규전인 150포인트 도그파이팅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뭐, 일단은 GW에서 현재 판매 중인 게임 중 가장 저렴하게 정규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니까요! 

 그리고 주의하실 점은 (적어도 입문 단계에서는) 같은 박스 여러 개 사지 마세요! 전투기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박스 한 개에 막 6대씩, 폭격기는 두 대 세 대씩 들어있는데, 같은 병종 스팸하는 로스터를 구상 중이라면 모를까 150포인트전에서, 그것도 입문 단계에서는 어지간하면 같은 비행기를 한 박스에 들어있는 대수 이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스타터가 최고지만 직구하기 귀찮다면 오크타운에서 마음에 드는 전투기 한 박스 + 폭격기 한 박스면 정규전 플레이 하기에 차고 넘칩니다.

<제 유일한 풀페인팅 편대인 임페리얼 네이비도 거진 2박스 분량입니다.> 

 그럼 편대가 완성되었으니 게임 준비는 끝! 은 아니죠. 당연히 룰북이 있어야 합니다. 하여 이번에 새로 출시된 호루스 헤러시 확장 룰북에 대해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한줄정리하고 들어가자면 호루스 헤러시 룰북은 새로 에어로노티카에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최고의 책, 하지만 기존의 에어로노티카 파일럿들에게는 딱히 살 필요가 없는 다소 아쉬운 책이라고 평하렵니다.

<에어로노티카 북 콜렉숀>

 일단 에어로노티카에서 현재까지 출시된 책은 총 다섯 권입니다. 그 중 제일 이례적인 책인 컴패니언을 제외하면 에어로노티카의 책은 전부 다음의 구성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룰 섹션 + 캠페인 섹션 + 미션(시나리오) + 코덱스. 그런데 이번 호루스 헤러시 룰북은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미션을 전부 수록하고 있고,* 룰 섹션도 (기존 룰북의 내용과 거의 완전히 같지만) 지금까지 나온 룰 중 문장이 모호하거나 오류였던 부분들을 고쳐서 최신화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호루스 헤러시 룰북만 사면 룰적인 면에서 굳이 전에 나왔던 책들을 살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이번 책은 제목에 걸맞게 스페이스 마린과 임페리얼 네이비, 그리고 커스토디안 가드의 아레스 전폭기의 코덱스 역할만 담당하고 종전 제노 팩션들의 코덱스 역할은 수행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에어로노티카는 모델을 사면 해당 모델의 포인트와 데이터시트가 담긴 카드가 설명서에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코덱스 목적만이라면 굳이 책을 살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팩션인 블러드 엔젤 룰은 기동 유연성을 극대화시켜주는 최고의 룰이라 너무 마음에 듭니다.>

 기존에 에어로노티카를 즐기던 분들에게 이번 책에서 룰적으로 새로운 것은 딱 한 개입니다. 위 사진의 오른편에 나와 있는 각 스페이스 마린 리전별 고유 업그레이드의 추가. 왼편의 업그레이드마저 기존과 완전히 같습니다. 고로 추가된 부분이랍시도 나온게 충성파와 반역파 달랑 각 한 페이지밖에 안 되고, 나머지 비행기의 스탯과 룰은 기존의 것과 100% 동일하기 때문에 도저히 이 두 페이지만 보고 책을 사기란 영 내키지 않습니다. 두 페이지만 볼거라면 인터넷에 있기도 하고.. 여튼 해당 업그레이드는 리전의 개성을 나름대로 잘 살린 재미있는 룰이긴 합니다만, 추가로 포인트를 주고 달아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좋을지 어떨지는 게임을 해 봐야 알 것 같습니다.

<설정란. 울트라마린은 나오지도 않는데 삽화가 부족한 티가 역력한 이 무성의함>

 설정도 배나하임의 몰락이라는 주제로 10페이지 넘게 빽빽하게 스토리를 써 내려가서 오.. 하고 열심히 읽어봤지만 이게 에어로노티카와 관계가 있다고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그냥 일반적인 40k의 캠페인 개괄 수준의 내용에 불과합니다. 리만 러스가 일개 아이언 워리어 캡틴에게 퇴각하는 장면을 보고 싶으시다면야 말리지 않겠지만, 그마저도 몇 줄 밖에 되지 않고 공중이 아니라 오히려 지상에서 사보타주 역할을 담당한 스페이스 울프 캡틴의 이야기를 킬 팀으로 만드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비행기와 큰 관련이 없는 영 아쉬운 설정란이었습니다. 

 여튼 총평은 새로 발매된 호루스 헤러시의 흥행돌풍에 편승해서 대충 지금까지 있는 것들 총집편으로 낸 성의 없는 책, 이지만 결과적으로 입문자들에게는 좋은 총집편이 된 것 같네요.

<룰북 맨 뒷 장>

 그 외에 룰북을 사면 스타터셋이 없더라도 룰북 맨 뒤에 게임용 토큰과 게임할 때 수 없이 참고하게 될 기동 능력 도표가 있으니 복사해서 쓰시고, 여기에 그냥 보드만 추가하면 스타터셋은 딱히 필요 없습니다. (주사위는 게임 전용 특별주사위 이런 것이 아니라 흔한 D6 주사위 열 개 정도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Area of Engagement 라는 이름을 붙여 파는 보드는 시즌별로 한 개씩 나오는데 전부 사이즈와 기능은 완전히 같고 그냥 디자인만 다르므로 지금 본사에서 판매중인 보드를(다크스피어에서 20파운드에 사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이번 시즌 보드는 기계교의 포지월드 배나하임 배경입니다.>

 이것으로 대충 입문 단계에서 알아야 할 비행기의 종류와 최신 룰북인 호루스 헤러시의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입문하는 입장에서 지난 번 글에 비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기 쉬운 설명이 됐나 모르겠네요. 예시에서 타우가 계속 빠지는데, 그것은 제가 타우를 직접 플레이해본 적이 없고, 평가할 정도로 상대를 많이 해 보지도 않아 그런 것이니 이 글을 보는 당신께서 어서 타우로 13연패라는 대 업적을 달성한 제 뚝배기를 깨주세요. 그럼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일반 시나리오 기준. 컴패니언의 매치드 플레이와 배치도 세 장이 빠지긴 했습니다.

 

올해의 워해머 라이프 워해머계 이야기


 한 달에 한 번은 글을 써야지 하면서 제대로 안 지킬 때가 더 많은 올해.. 시간이 지나면 남는 것은 글 밖에 없고, 나중에 심심할 때 쓴 글들 보면 재밌긴 합니다만 뭔가 나이가 들수록 귀찮음의 압박을 견디질 못하고 있습니다. 기왕 못 지키는거 그냥 퉁쳐서 한 번에 요즘의 워해머 라이프 올려봅니다.



1. 40k 올드해머(1판, 2판) 수집.

 아쉽게도 국내에는 올드해머를 수집하는 분들이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찾아보기 어렵지만, 제 워해머 수집/플레이의 기원인 2판에 대한 로망은 늘 마음 한 구석에 있습니다. 


 최초의 스페이스 마린 모델인 1980년대의 Imperial Space Marine입니다. 2016년에 플라스틱 버전으로 덩치도 키우고 디테일도 좀 다듬고, 현대적인 느낌을 섞어서 출시되기도 했지요. 사실 이 모델은 제 워해머의 근본인 2판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나온 모델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정서적 애착이나 향수 따위는 전혀 없습니다만(심지어 저는 비키보다 마크7 헬멧의 팬입니다.) 최근 호루스 헤러시의 출시와 더불어 비키 마린들의 근본함(?)이 부각되면서 덩달아 가치가 오르는 중이라 최초의 모델이라는 의의 때문에 수집했습니다. 

 제가 보유한 물건 중 저보다 실제 나이가 더 많은 몇 안 되는 모델인 점, 90년대 중반에 화이트 메탈로 생산라인을 전환하기 전의 조형이라 주석이 아닌 납 덩어리라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1판, 2판(혹은 그와 관련된) 수집품들. 제일 재미있는 물건은 역시 좌측의 1판 터미네이터 박스로 주석.. 아니 납 캡틴, 라이브러리언, 헤비 플레이머, 어설트 캐논, 서전트, 스톰볼터 3기라는 지금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혜자 구성입니다. 구성물이 온전한데다 보존 상태가 아주 양호한 박스를 운 좋게 구해서 기분이 무척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화딱지 나는 물건은 우상단의 비닐 밀봉 라이노. 정말 희귀한 2판 비닐 밀봉 박스라 구매 전에 셀러에게 박스 상태를 구체적으로 문의하고 확인 사진까지 받은 후에 구매했는데, 아무래도 배송 중에 위에 잔뜩 무게가 실린 것인지 중앙이 움푹 들어가서 받고 정말 안타까웠던 물건입니다. 현재는 2판 블러드 엔젤 택티컬 스쿼드를 애타게 구하는 중인데, 요즘은 영 물건이 없어 쉽게 눈에 띄지 않네요. 


 (5판 블리스터 하나 섞인) 3판 관련 물건들. 이지만 저는 3판에 대한 로망은 딱히 없고, 전부 2판 모델들의 리패키징이라 2판 모델이라 생각하고 구매한 물건들입니다. 마찬가지로 비닐 밀봉 휠윈드의 박스 상태가 영..



2. 파니니 스티커 수집.


 올해 초에 GW에서 런칭한 파니니와 협업으로 나온 물건. 어릴 때 드래곤볼 카드 모으던 추억 + (당시에도) 파니니 축구/농구선수 스티커북 사서 붙이던 추억빨로 산 물건입니다. 


대충 이런 낱개 블리스터를 뜯으면..
 

스티커 5장, 카드 2장이 나옵니다. 이걸 어디에 쓰는고 하니 


여기에 있는 번호와 빈 칸에 맞춰서 붙이면..


뭐 대충 이런거죠. 140번 리마르테스 구매/교환 희망합니다.


대충 이쁘고 멋진 카드들이 많다는 내용.



3.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


 오랜만에 영업글 1편 작성한 애증의 비행기 게임. 올해 들어 가장 꾸준히 즐기고 있는 게임입니다. 


 집에서도 지인을 초대해서 게임하는 중. 


 하지만 이 날 13연패를 기록한 저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저희 집 강아지입니다.



4. 파이어팀



 킬 팀이 40k 입문 역할을 쏠쏠하게 한 지도 벌써 몇 년 됐습니다만, 그 킬 팀마저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킬 팀의 미니 게임 버전인 파이어팀입니다. 미니 버전이라지만 킬 팀 본편에는 없고 워해머: 언더월드에서나 볼법한 오브젝티브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시스템들을 도입하여 게임을 제법 박진감 있게 완성시켰습니다. 보드게임긱을 비롯한 보드게임 사이트에서도 평이 꽤 좋은 편입니다.  


 집에서도 아내와 종종 돌리는데 30분이면 끝나는 짧은 플레잉 타임 덕분에 편의점 심부름 등 간단한 내기를 하기 딱 좋습니다. 미니 버전이라지만 팩션 확장성 덕분에 총 6개 팩션으로 플레이가 가능해서 리플레이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비 미니어처 플레이어에게 40k의 세계관을 소개하기에 가장 좋은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뭐, 여기서도 저를 한심하게 보고 있는 강아지..



5. 블랙 라이브러리 한정판 책 수집

 이것도 꾸준히 하던 것들. 워해머 계열 취미활동 중 가장 비싼 쪽에 속하는 영역입니다만,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으로 책 값도 작년에 비해 약간 떨어졌습니다. 거기에 올해에는 40k 한정판 책이 몇 권 나오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좀 시들해졌습니다. 그래도 책장 공간이 부족해진지 오래라 옷 장 밑 박스 등에 쌓여가고 있습니다. 역시 덕질의 끝은 결국 부동산..




6. 조이토이 블러드 엔젤


 작년 겨울 조이토이에서 울트라마린 인필트레이터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라인업이 확대될지 누가 알았을까요. 알았더라면 쓸데없이 공간과 비용을 차지하는 울트라마린들 안 샀을텐데.. 여튼 블러드 엔젤도 데스 컴퍼니, 인터세서, 어그레서, 블레이드 가드 베테랑, 퓨리오소 드레드넛이 출시되었고, 프라이머리스 루테넌트 톨메론이 현재 예약 중입니다. 퓨리오소 드넛이 무척 귀엽습니다. 


 하지만 미니어처를 메인으로 수집하는 제게 조이토이의 부피는 아주 부담스럽습니다. 향후 수집을 계속해나갈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7. 인내의 예배당 지형

 몇 년 전부터 구상중이던 테이블 한 개 규모의 지형인 소위 "인내의 예배당" 작업을 올해 초에 착수했습니다. 킬 팀: 찰나스의 발매로 원하는 부품을 쉽게 수급할 수 있게 된 덕분입니다. 


 필요한 부품을 다 모으고 부푼 마음에 찍은 사진. 그런데 역시 부피가 부피인지라 지형 파츠 다듬는데만 해도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게 걸리더군요.. 당초 3년을 계획했지만 5년으로 늘어난 상황입니다. 그 사이에 더 넓은 집으로 이사가기만을 바랄 뿐..


 레프트 윙인 고독의 탑 + 본관으로의 연결다리


 2층/1층


 본관 2층 도색을 끝내고.


 컨셉샷.



8. 6/8mm 심시티

 에픽/ 타이타니쿠스를 위한 심시티. 시비타스 임페리얼리스도 모듈러 형태라 조립과 해체가 아주 수월하고 확장성이 좋아서 만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이즈상 이 정도는 도색 의뢰를 맡겨도 될 것 같구요. 현재 갖고 있는 스프루의 1/4 정도를 만들었는데, 다음으로는 워마스터 타이탄이 숨을 정도의 거대한 센터피스를 만들 예정이라 무척 기대됩니다. 




9. 캐릭터 도색

 올해는 사람 얼굴 페인팅에 재미를 들려서 캐릭터 위주로 도색을 하는 중입니다. 가뜩이나 아주 느린 제 작업 속도 때문에 10시간은 걸리는 일반병의 몇 배씩 시간이 걸리지만 결과물을 보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더 잘 칠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사연 많은 모델. 한 4년 전 정도에 완성작이라고 해서 구매하였으나, 뒷 부분 등이 미완성작이었던 모델. 그래서 몇 주 장식해두다 갈수록 아쉬워서 서랍 한 구석으로 유배된지 4년만에 반다이 그라비스 캡틴과 비교 용도로 사진 찍을 겸 다시 꺼내서 작업하게 됐습니다. 얼굴을 교체하고 도끼는 아예 새로 칠한 뒤에 웨더링/디테일업을 다시 해줬습니다. 그래도 전 주인 분께서 기본 도색을 잘 해주셔서 작업이 수월하고 재밌었습니다.
 

 인퀴지터 에라스무스 카르타볼누스. 제 페인팅 역사상 단일 모델로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은 친구. 의외로 인스타그램에서 인기가 시큰둥해서 의아했던 친구. 얼굴을 열심히 분리도색했는데 후드가 절반을 가려버려서 아쉬웠던 친구. 제 눈에는 제일 멋지고 이쁜 친구. 이글루스 시스템상 클릭해서 봐주시면 더 선명해질 친구입니다. 


 스페이스 마린 히어로즈 2 기수인 다레이고. 코로나 걸려서 자가격리하면서 며칠 동안 밥만 먹고 칠했던 모델.

 이상. 워해머 라이프는 계속됩니다.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 소개 (1) Warhammer 40k


 현재 판매 중인 GW 게임 중 압도적인 인기 순위 최하위, 올다에서 돌아가는걸 본 적이 없는 유니콘 같은 게임, 워해머 커뮤니티에서 가끔 신제품 소식이 올라오면 아 저런 게임도 있었지 하면서 넘어가던 게임, 오크타운에서 품절 소식 확인은 커녕 해당 카테고리를 클릭해본 적조차 없는 게임. 대충 어떤 게임인지 감이 오시죠? 네, 바로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입니다. 오랜만에 쓰는 GW 게임 리뷰는 바로 이 애증의 비행기 게임에게 바칩니다. 

<승전을 다짐하며 출진용 에어쇼를 찍는 중인 제 임페리얼 네이비 편대.>

 서두에 너무 자학을 하긴 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 절대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몇몇 부분들은 정말 참신하고 GW치고 정말 잘 만들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하는 사람이 없는걸까요? 이렇게 인기가 없는데 GW은 대체 왜 섭종을 안 시키고 3년째 꾸역꾸역 끌고가는걸까요? 오크를 제외하면 정발된 전 팩션 전 모델 보유(풀페인팅 팩션은 한 개도 없음), 풍부한 게임 경험(올해만 현재 12연패 중)으로 단련된 비행 전문가(문과임)인 이 제가 이 게임을 글 세 개에 걸쳐 나름대로 한 번 분석해보겠습니다. 

<에어쇼 찍자마자 그롯 바머의 자폭 공격에 격추당하는 제 썬더볼트 퓨리.>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는 40k 세계관의 스킨을 쓴 2차 세계대전 공중전 게임입니다. 4만년대까지 갈 것도 없고 현대전만 해도 가시거리에서 서로 기총을 사격하는 도그파이팅은 위협 용도를 제외하면 그리 자주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40k가 어떤 세계관입니까, 레일 건을 두고도 탱크 타고 더 가까이 가서 칼로 때리는 낭만 넘치는 세계관 아닙니까? 4만년 대의 하늘도 마찬가지라 결국 2차 대전처럼 적의 뒤를 잡고 기총으로 드르륵 갈겨서 격추시키는게 이 게임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미사일이 뭔가요, 공중전은 근접전이죠.>

 GW도 이에 맞춰서 게임 런칭할 당시 2차 대전 공중전 냄새가 잔뜩 나는 복장으로 입문용 비디오를 만들고, 일러스트의 경우 대놓고 2차 대전의 빛바랜 사진들처럼 꾸며뒀습니다. 물론 임페리얼 네이비의 파일럿들 역시 복장에서부터 2차 대전 오마주가 물씬 풍깁니다. 이런 경향은 최근 들어서는 다소 줄어들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스페이스 마린이나 아엘다리, 타우, 네크론 같은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는 최근 출시 팩션들의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긴 하니까요. 하지만 게임의 본질이 달라진 것은 절대 아닙니다. 여전히 상대의 뒤를 잡고 화력 낮고 발 수 높은 지근거리 무기로 드르륵 갈기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 그럼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의 특징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복장마저 복고풍>

1. 심리전과 수 싸움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심리전과 수 싸움에 있습니다.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의 기체들은 각각 이동 거리와 활공 가능한 고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차이는 바로 가능한 기동 패턴입니다. 크고 육중한 제국의 머라우더 폭격기 같은 기체와 온갖 외계 기술을 떡칠한 아슈라니의 초경량 나이트윙이 똑같이 움직일 수는 없는 법, 게임에서 이와 같은 기체별 움직임은 "에이스 기동"이라는 별도의 규칙으로 구현됩니다.

 <게임 내 에이스 기동 목록>

 라운드가 시작하면 기체별로 가능한 에이스 기동 중 하나를 선택하여 상대에게 보이지 않게 토큰을 뒤집어서 기체 옆에 각 배치합니다. 라운드가 시작할 때 토큰을 배치하기 때문에 상대가 어떻게 이동할지를 예측하여 그에 걸맞는 기동 계획을 미리 세워야만 합니다. 그 예측과 계획이 맞아 떨어질 때 느끼는 즐거움이 바로 이 게임의 묘미, 너무 정직한 기동은 위험합니다. 그럴 경우 쉽사리 뒤를 뺏기기 때문이지요.

 누차 말씀드렸다시피 이 게임은 적의 뒤를 잡는 게임입니다. 적의 뒤를 잡을 수 있다면 매 라운드 시작시 공짜로 사격을 한 번 더 할 수 있습니다. 킬 팀의 오버워치처럼 페널티가 있는 사격이 아니라 순수하게 일반 사격과 동일한 사격을 공짜로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뒤를 빼앗기면 두 배는 더 맞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십중팔구 근거리에서 빼앗겼을 것이므로, 많은 전투기들이 장비하고 있는 근거리 전용 고화력 무기들에게 당한다는 뜻, 뒤를 빼앗기면 어지간히 단단한 기체가 아니면 아예 파괴됩니다.

<그렇게 추락한 제 피닉스 바머.>

2. 선택과 균형

 그러면 무조건 기동이 좋은 전투기들만 골라서 잔뜩 배치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이 부분에서 GW는 균형을 발휘합니다. 스페이스 마린 썬더호크 건쉽의 경우 자이폰 요격기보다 내구력이 세 배 가까이 높습니다. 무장 수와 위력도 썬더호크가 몇 배는 더 강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인트 차이는 고작 21 포인트로 두 배가 채 되지 않습니다. 다른 팩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슈라니에서 가장 저렴한 전투기인 나이트윙의 경우 20 포인트, 가장 비싼 폭격기인 뱀파이어 헌터의 경우 36 포인트, 하지만 뱀파이어 헌터의 체력은 나이트윙보다 2.5배나 높고, 무장도 훨씬 강력합니다. 이렇듯 취향에 따라 편대의 기동과 머릿수를 중시할 것인지, 딜링과 탱킹을 우선할 것인지를 선택하도록 하며 적절히 균형을 맞췄습니다.

<이번 일요일의 기어코 12번째 패배를 장식한 제 엘다 편대. 탱킹 포기하고 기동에 몰빵한 구성이었습니다.>

 그 외에 미션을 통한 균형이 있습니다. 이 게임의 미션은 크게 일반 전멸전인 도그파이팅 계열 미션과, 목적지에 수송 병력을 투하시키는 미션, 폭격을 통해 적 주요 거점을 파괴하는 미션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각각 효과적인 병종이 다릅니다. 제가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대체 이 기체는 포성비가 왜 이따구지 싶은 기체들도 물론 있습니다만, 미션을 다양화하면서 버려지는 기체 없이 골고루 사용하도록 하는 균형을 보여줍니다.

<오크 진지를 한 턴에 파괴시키는 머라우더 폭격기. 머라우더 폭격기는 머라우더 디스트로이어에 비해 공대공 능력은 열세지만 지상 폭격은 훨씬 뛰어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3. 아주 쉬운 기본 룰

 룰도 아주 쉽습니다! 만 공간 감각에 어려움을 겪는 길치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살면서 제가 본 길치 중 손가락 꼽을만큼 심한 길치인 제 아내는 이 게임을 너무 어려워했고 한 번 한 뒤로 다시는 하지 않습니다.. 만, 단언컨대 룰은 정말 쉽습니다. GW의 다른 게임들처럼 온갖 페널티들이 떡칠되어 투힛 계산이 까다롭지도 않고, 데미지 굴림도 복잡한 페널티나 보너스 계산 없이 순수하게 카드의 무기에 나와있는 X+ 값을 그대로 굴리면 됩니다. 

 그러나 기본 룰을 익히는 것은 쉽지만, 비행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특히 게임의 메인인 에이스 기동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일단 오늘은 가장 개괄적인 게임 소개에 시간이니 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 글로 미루기로 하고, 미니어처 게임이니만큼 가장 눈길이 가는 미니어처를 살펴봅시다.

<자이폰 요격기의 뒷모습. 너무 아름답지 않습니까>

4. GW 투탑으로 훌륭한 조형

 요즘 GW 신조형이 다 잘 나오지 그게 뭐 대단한 장점이라고? 라고 하실지 모릅니다. 물론 요즘 GW 모델 조형 정말 굉장합니다. 새로 나온 네크로문다 곱등이들 보면 진짜 애들이 괜히 테이블탑 미니어처 업계의 원탑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만,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는 다른 의미로 정말 굉장한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어뎁투스 타이타니쿠스와 더불어 GW의 최신 기술이 총동원된 모델들의 디테일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썬더호크 건쉽의 엄청난 디테일. 실물 크기를 보면 더욱 경악스럽습니다.>

 이게 작례팀이 페인팅을 40k 본 게임 모델만큼 힘을 안 주고 대충 칠해서 사진 상으로 잘 전해지지가 않는데, 실물 스프루를 만져보시면 무슨 얘긴지 바로 아실겁니다. 사실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에 40k 세계관에서 생판 본 적이 없는 독창적인 조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저 전부 기존의 40k 모델을 그대로 축소한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그 축소를 너무나도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제가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모델을 만져본 해외의 모든 리뷰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만져보시면 이런 디테일이 이 가격에 나온다고? 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장점으로 연결됩니다.

<손가락 한 개만한 비행기에 이런 디테일을..>


5. GW에서 현재 지원하는 모든 게임 중 가장 저렴한 게임

 현지 토너먼트에서 현재 가장 통용되는 규모는 150pts입니다. 팩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스타터에 들어 있는 한 쪽 팩션의 기체 포인트만 대개 120~130 포인트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미사일이나 기타 무장 및 업그레이드를 장비하면 정규 게임에서 사용하는 포인트를 스타터 세트만으로 전부 채울 수 있습니다. 

<스타터의 기체만으로 구성된 제 블러드 엔젤 편대>

 물론 모든 GW 게임이 그러하듯, 스타터에 있는 기체만으로는 다양성이 다소 부족하고 모든 미션에 대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팩션들은 그래도 구색은 갖추고 있어서 전투기와 수송기, 폭격기의 비율이 적당히 들어간 편입니다만, 가령 아슈라니 같이 극단적인 경우에는 스타터에 있는 기체만으로는 수송 미션의 편대를 구성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다만 감안하여야 할 것이, 이 게임이 근본 자체가 워낙에 저렴한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가장 통용되는 규모가 150포인트인데, 이는 거의 가장 포인트가 낮은 비행기로 도배를 해도 7대를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문제(?)는 스타터 외에 별도로 판매되는 박스의 경우 대체로 네 대에서 여섯 대가 들어있다는 점입니다. (예외적으로 머라우더 급의 대형 폭격기는 두 대, 썬더호크 같은 초대형 기체는 박스에 단 한 대만 들어있으나) 그런데 스타터를 이미 구비하고 있을 경우, 추가로 구매하는 박스에 들어있는 이 기체들을 전부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거의 반갈해서 구매하는 경우가 다반사고, 이베이만 가도 박스 반 개짜리 스프루 판매글이 넘쳐납니다. 현재 모든 에어로노티카 별매 기체 박스는 오크타운 기준 4만원 정도이므로, 반갈해서 나누거나 중고로 팔아버리면 박스당 2만원 정도만 지출하면 충분합니다. 

<제 임페리얼 네이비 편대도 1판 스타터 세트의 구성에 머라우더 디스트로이어 한 대만 더한 구성입니다.>

 거기에 다른 게임들처럼 병종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마린의 경우 스타터 외 병종의 별매 박스가 단 두 박스(썬더호크 건쉽, 파이어 랩터 건쉽)뿐이고, 타우의 경우는 더 극단적으로 단 한 박스(타이거샤크 AX-1-0)뿐입니다. 게임의 주인공격인 임페리얼 네이비도 별매 박스는 딱 두 박스(어벤저, 머라우더 디스트로이어)입니다. 스타터(팩션당 4만원) 외에 딱 한 박스.. 아니 반 박스(2만원)만 더 사면 팩션 올콜렉(6만원에!?)할 수 있는 게임이 있다?1)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요즘 저렴한 가격으로 당신의 옆을 지켜줄 6만전자2), 아니 삼성전자 주식과 같은 게임. 바로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입니다. 

 대충 장점들만 추려서 정리해봤는데, 사실 이 게임은 단점도 너무 분명한 게임입니다. 

 일단 게임을 좀 만들다 말았습니다. 가령 테이블 사이즈부터 중구난방입니다. 어디서는 4 x 4피트가 적당하다고 하고, 그런데 정작 판매 중인 보드 사이즈는 3 x 3이고, 포인트 별로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공식적인 가이드라인도 잘 안 보이고, 거기에 책에 있는 데이터시트에는 서로 다른 기체에 똑같은 일러스트가 들어가 있고, 임페리얼 네이비의 얼굴마담인 썬더볼트는 포인트 책정을 아주 잘못해서 생태계를 황소개구리마냥 빠개놓고 다니자 게임 런칭한지 얼마 안되어서 바로 포인트를 올려버리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안 올린 것 같고.. 아무튼 뭔가 그냥 개판입니다. 

<일러스트 세 개를 담당하는 뱀파이어 헌터의 분신술>

 룰적으로도 네크론은 겨우 두 개밖에 없는 병종이 모조리 포지월드 제품인 것도 모자라 30포인트대 중반의 고포인트 기체가 수송능력이 2칸 밖에 안 되어서 사실상 수송 미션은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가 없습니다. 타로스 워 캠페인 북(이자 룰북)에서 상당 지면을 할애해서 설명하는 계곡 질주 미션 룰셋은 허점 투성이라 논할 가치도 없습니다. 

 모델간 밸런스3)도 문제가 있는게, 간혹 무슨 기준으로 포인트 책정을 이렇게 했지 싶은 경우가 눈에 꽤 밟힙니다. 가령 아슈라니 나이트셰이드는 나이트윙보다 최고 속력과 제어 수치가 1씩 더 높고, 준수한 원거리 무기인 브라이트 랜스를 장비하고 있는 대신 5 포인트가 더 비쌉니다. 그런데 나이트윙에 3 포인트를 더 지출하면 나이트셰이드와 같은 브라이트 랜스를 장비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거기에 추가로 원래 기본 옵션으로 들고 있는 근거리에서 제법 훌륭한 슈리켄 캐논을 그대로 장비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아슈라니 고유 업그레이드인 이속을 1 늘려주는 스타 엔진 업그레이드(2 포인트)를 나이트윙에 장착해준다면? 이렇게 되면 둘은 제어 수치 1을 제외한 모든 수치가 동일해지는데, 원딜만 가능한 나이트셰이드와는 달리 나이트윙은 같은 포인트에 근딜 원딜 전부 담당할 수 있게 되는 괴상한 결과가 나와버립니다. 다른 팩션에서도 이런 류의 도대체 왜? 싶은 포인트 책정이 간혹 보입니다. 

<스타터에 들어 있는 주제에 최고의 포성비를 자랑하는 나이트윙.>

 네임드 캐릭터 에이스의 능력이 미약한 것도 저는 불만입니다. 명색이 에이스인데 일반 기체와 성능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물론 포인트도 거의 차이가 없긴 하지만, 공중전의 낭만은 압도적인 기량의 에이스가 벌이는 원맨쇼 아닌가요. 캠페인에서 추가 스킬 찍으면 이게 된다고는 하지만 애초에 하는 사람이 없는데 뭔 캠페인..

 제품 면에서도 문제가 많은게, 필수품은 절대 아니지만 GW 게임들이 그렇듯 팩션 카드는 해당 팩션 출시할 때만 반짝 팔고 절판시켜서 나중에 사볼까 하면 이베이에서 눈탱이 맞고 몇 배의 가격을 주면서 구해와야 합니다. 카드보다 더 심각한건 캠페인 북인데, 이게 룰북 및 코덱스 역할을 겸하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임페리얼 네이비나 오크 같은 원년 팩션들은 룰이 이 책 저 책에 다 오체분시되어 있어서 룰을 다 보려면 책을 여러 권 사야 합니다(아니면 책보다 더 비싸진 카드를 사거나?). 그런데 이것도 카드 수준은 아니지만 금방 절판크리 맞아서 결국 전자책을 강제당합니다. 저처럼 실물 서적에 집착에 가까운 수집욕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행태입니다. 

<어휴 진짜>

 에어로노티카 임페리얼리스는 이렇듯 문제가 많은 게임입니다. 거기에 애초에 마이너한 취미인 미니어처 게임 중 더 마이너한 분야인 항공전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부터 태생적으로 대중성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사실 GW 게임에서 다른 일류 보드 게임 수준의 완벽한 게임성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사치라는 생각도 합니다만 뭐,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저는 앞서 말씀드린 이 게임의 특징들이 단점을 메울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두에 대체 하는 사람이 없는 게임을 왜 GW이 섭종 안 시키는지 의문을 던졌는데, 그 답은 여기에 있습니다. 골수 팬들이 나온 모델을 다 사버리거든요. 막상 해보니 게임이 나쁘진 않은데, 모델 종류도 적은데다 워낙 모델의 퀄이 좋다보니 기꺼이 지갑을 여는겁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는데도 아직 확신이 안 서신다면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게임을 안 해도 모델의 디테일만으로 값어치를 한다는 점을 다시 상기드립니다. 거기에 일주일치 국밥과 정규 포인트 편대를 맞바꿔먹을 수 있는 가장 저렴한 게임이라니까요? 

 어릴 때 마크로스를 보고 받은 감동..까지 갈 것도 없이 이번 주말, 탑 건 2를 보고 뜨거워질 그 창공의 마음! 애프터버너의 열기를 테이블탑에서 한 번 더 태워보시는 것은 어떠실런지요. 

 그럼 다음 글에서는 팩션별 특징을 조금 개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 물론 포지월드 제품을 제외한 GW 정규 제품의 경우. 단 이 경우도 팩션 전체(라기엔 두 대밖에 없지만)가 포지월드로 구성된 네크론이나, 상당수 기체가 포월제인 아슈라니를 제외하면 포월 기체가 아예 없거나(스페이스 마린), 1대(타우, 오크) 정도밖에 없습니다. 단, 임페리얼 네이비는 타로스 워 캠페인에서부터 아스트라 밀리타룸과 팩션이 거의 퓨전되다시피 하면서 병종이 대폭 늘어나서 게임 내에서 다른 팩션의 몇 배가 될 정도로 혼자 압도적으로 기체 수가 많고, 그에 비례해서 포지월드 제품도 많은 편입니다.

2) 이 글의 초안을 쓸 당시에는 6만전자 맞았습니다.. 지금은..

3) 팩션간 밸런스는 판단을 유보하겠습니다. 해외 커뮤니티 일부에서는 타우가 약세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오크가 약하다고 우기는 사람들도 있고, 마린이 별로라는 사람도 있어서.. 그냥 게임 자체가 많이 안 돌아가서 다들 본인들이 경험한 것들만 우기는 듯 합니다. 저도 좀 우겨보자면 저는 약세라고 하는 타우나 오크한테도 당당하게 죄다 져봤기 때문에 편대장의 기량과 적절한 다이스의 운이 따라준다면 팩션간 격차는 얼마든지 메울 수 있다! 라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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