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상단 위치할 대문글










 *보드게임쪽에서는 메피스톤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아슈라입니다. 

 *워해머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한국은 아직..) 수많은 유저들을 거느리고 있는 일종의 모델링-보드게임 취미입니다. 뭔지 감도 안 잡히시는 분들은 우측 '초심자를 위한 워해머' 폴더를 잠시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저는 여러 플레이어들과의 교류를 무엇보다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나이와 출신, 소속 동호회 등과 관계 없이 친분을 쌓아갈 준비가 얼마든지 되어 있습니다. 초보분들도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여러 유저들과 토론하며 한국 워해머계를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글이 꾸준히(1주 1회 이상) 올라오는 시기에는 말씀해주시면 게임이 가능합니다.

 *찾아주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모든 댓글에 댓글을 다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내용이 어떻든 결코 무시하진 않습니다. 만약 제가 달지 않았다면 절대 무례하게 행동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몰라서, 또는 시간이 년 단위로 흘렀기 때문에 그런 거란걸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글은 낙서장과 방명록도 겸합니다.

 *All English comments are welcomed!


에픽 40k: 소개 (2) Warhammer 40k


 지난 시간에 이어 에픽:40k 소개글 두 번째 시간입니다.

4. GW 역대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는 룰셋?

 에픽 시리즈는 한 때 워해머 판타지, 워해머 40k와 더불어 GW의 3대 게임 중 하나로 취급되며 GW으로부터 강력하게 푸쉬를 받을 정도로 정도로 매출과 위상이 엄청났었습니다. 에픽은 3판이 97년, 4판이 '03년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에픽을 현재까지 플레이하는 분들의 상당수는 GW의 역사를 함께해온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으니, 에픽은 GW 역대급으로 가장 잘 만든 룰셋이다. 라는 것. 이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에픽은 그 당시의 40k 팬들보다 오히려 지금 나왔더라면 워게이머들이 환장할 게임이었을텐데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는 것인데..

 이유인즉 당시의 40k는 TRPG에 가까웠던 1판 로그 트레이더를 벗어나서 갓 테이블탑 게임의 특성을 추가하기 시작한 2판 워해머가 출시되던 시점이었습니다. 정규 게임 규모였던 1500pts의 경우 마린 기준 모델 수가 30개 내외밖에 안 되곤 했고, 소위 히어로해머라고 불릴 정도로 캐릭터가 그야말로 무쌍을 찍고 다녔습니다. 또한 모델별 특규가 난립하던 시절로, 설정을 어떻게든 특규로 마구 욱여넣던 것이 당시의 워해머였습니다. 메피스톤의 우주 흡혈귀 피 빨고 미쳐버리기 룰을 아시는지요.. 여튼 팬들은 테이블 위에서 펼쳐지는 모델의 영웅담에 매료되어 40k의 우주를 즐겼습니다. 

<30모델도 안되는데.. 1500포인트를 넘긴다고?>

 반면 97년에 출시된 에픽 40k는 그 전신인 "스페이스 마린"이라는 6mm 게임이 특규로 너무 게임이 비대해지면서 느려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유닛별로 난립하던 특규를 모조리 칼질하고 게임에 존재하는 특규는 전부 유니버설 룰에 편입, 모두 모아도 A4 용지 하나에 들어갈 정도로 완전히 압축시켰습니다. 덕분에 게임은 전에 비해 무척 스피디해지고 직관적으로 변했으나, 그 과정에서 타이탄급이 아닌 이상 개별 모델 하나가 전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게 제한받게 되었고, 특규가 없어지면서 부대별 특색도 꽤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군세라고 불리는 통일된 디태치먼트의 전체적인 운용이 가장 중요한 게임이 되어버린 에픽을 기존 영웅담을 즐기던 40k 플레이어들은 쉬이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스킨은 라그나르 블랙메인이지만 에픽 40k에서의 룰은 그냥 스페이스 울프 커맨드 분대>

 반면 본격 워게임을 즐기던 이들에게는 고작 미니어처 회사라며 평가절하하던 GW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는 대조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허나 어쨌든 GW의 주 고객층은 워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보다는 기존 40k의 팬들이었고, 이들에게 외면당한 에픽은 그 수명이 크게 짧아졌습니다. 

 이 때 외면한 이들 중 과거의 추억팔이로 에픽을 슬쩍 들춰봤다가 룰의 완성도에 크게 놀랐다는 증언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에픽의 룰을 디자인한 저비스 존슨과 앤디 체임버스 또한 상업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으나 에픽 40k는 본인들이 디자인한 룰셋중 최고라고 평가합니다. 그럼 에픽 40k의 룰상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볼까요?

 아, 한국인으로 느끼는 가장 큰 차이 0번. 에픽은 인치가 아니라 cm로 모든 측정을 해냅니다. 아무리 해도 해도 인치 눈대중이 안되셨던 분들, 에픽으로 오세요!


가. 순서의 차이

 에픽과 40k 간 여러 차이점이 있겠으나 룰상 가장 구별되는 것은 역시 순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각 페이즈별로 한 쪽 진영의 모든 모델이 특정한 행동을 다 하고 다른 쪽이 그 행동을 한 후 그 페이즈가 끝나고 다음 페이즈가 시작되는 일반적인 GW 룰셋과 달리, 에픽은 디태치먼트가 해당 페이즈의 행동을 하면 상대방의 디태치먼트로 넘어갔다가, 다시 아군의 다음 디태치먼트가 행동하는 식입니다. 때문에 사격 페이즈에 얼마나 주사위를 잘 굴려서 적을 얼마나 제거했는지를 보고 바로 다음 타겟을 고르는 일반적인 GW의 게임과 비교할 때, 번갈아 가는 이상 상대방과의 인터액션이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사전에 각 디태치먼트별로 어떤 행동을 할 지 미리 상정해두지 않으면 게임이 꼬일 수 밖에 없습니다. 큰 전황을 보고 큰 그림을 그려야만 하기 때문에 전략적 행동과 게임에 깊이를 더한다는 평입니다.

<삼국지 13의 지원 시스템?>

나. 지원 시스템

 부대간 지원과 통신도 이 게임의 큰 특성입니다. 코에이의 삼국지 시리즈에서 몇 번 본 듯한 느낌인데, 실제 전투에서 아군 부대가 인근에서 교전 중이라면 특별한 지시가 없는 한 인접한 부대도 당연히 전투에 참가해서 도와주는 것이 정상입니다. 에픽에서는 이처럼 인근에서 전투 중인 아군이 있을 경우 공짜로 지원 사격을 한다든가 등의 지원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기 때문에, 부대별 배치가 정말 중요합니다. 마찬가지로 디태치먼트 내에서도 지휘부와 본대, 지원 부대가 나뉘고, 일반 부대는 지휘부로부터 명령을 하달 받아야 한다는 설정이기 때문에 멀어지거나, 경우에 따라 지휘부만 박살나고 중간에 완전히 끊겨버리거나 한다면 부대가 와해되기도 합니다. 재밌는 점은 명령 계통도 디태치먼트별로 따로 존재해서, 일반적인 스페이스 마린 캡틴이 사망하면 라이브러리안이, 라이브러리안이 사망하면 랜드 레이더가, 등의 순서로 지휘권이 내려가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개별적인 유닛은 개별적으로 행동하기보다 디태치먼트의 전력의 일부로 흡수되어 게임상 역할을 담당합니다. 때문에 워해머 40k의 본 게임에서는 주사위가 아주 미쳐 돌아간다면 살아남은 그레친 한 마리가 가즈쿨 못지 않은 영웅담을 그려낼 수도 있지만, 에픽에서 디태치먼트가 전멸한 외로운 라이노 한 대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다시 게임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담당하려면 다른 디태치먼트 근처로 합류하여 지원사격을 해줘야..


다. 극도의 간략화

 마찬가지로 전쟁의 큰 관점에서 볼 때 일개 스페이스 마린 택티컬 분대의 중화기가 미사일 런쳐인지 라스캐논인지는 에픽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병종에 따른 특수화기의 구별은 없습니다. 병종의 모델이 실제 들고 있는 무장이 다르더라도, 해당 병종은 다 똑같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즉 프레데터도 어나힐레이터든 디스트럭터든 그냥 프레데터일뿐. 무장에 따른 구별은 타이탄급이 되어야 의미를 갖습니다. 

 유닛의 스탯은 이속, 사거리, 화력, 근접능력, 방어력 이 다섯 가지가 전부입니다. 스페이스 마린의 경우 택티컬, 어설트, 데바스테이터, 심지어 스카웃까지 이 스펙이 완전히 동일합니다. 차별화는 특규로 표현되는데, 방금 언급한 스페이스 마린 병종들의 경우에는 순서대로 각각 Rapid Fire, Heavy Weapon, Assault/Jump Pack를 가져갈 뿐입니다. 이 특규는 전부 룰북의 전 종족 공용 특규이며, 특정 분대만을 위한 특규는 없습니다. 가령 40k처럼 데바스테이터라고 특유의 시그넘 특규가 붙어있다거나 이런 것은 일체 없는거죠.

 이렇나 특규들은 전부 룰북의 공통 특규이기 때문에 한 번 익숙해지면 본인의 아미가 아니더라도 특성을 이해하고 전략적 판단을 바로바로 내리기 쉬워집니다. 가령 엘다의 다크 리퍼 역시 기본 엘다 스펙에 더해서 데바스테이터 스쿼드와 같은 Heavy Weapon의 특규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본 게임처럼 매번 상대방에게 해당 부대의 룰이 무엇인지 물어볼 필요가 없습니다. 공용 특규를 통해 세밀한 설정의 구현보다 워게임다운 신속한 전략적 판단과 계산을 우선시하는 에픽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이런 간략화와 오고 가는 턴의 방식 덕분에 게임은 간결하게 진행될 수 있게 되었고, 대규모 병력을 운용함에도 플레잉 타임이 40k 본 게임과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로 늘어지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와 같은 진행을 선호한 워게이머들과 달리 기존의 40k 팬들에게 가장 반발을 받았던 부분 또한 이런 특성화가 생략되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에픽은 GW의 팬들이 주 고객층인 이상 이들의 목소리가 판매량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러한 특규 상당 부분은 4판 아마겟돈에서 부활하긴 합니다. 물론 그 반대 급부로 군대의 규모가 작아지고, 플레잉 타임도 조금 늘어지게 되었지만요.


라. 블라스트 마커

<중간 중간 폭발 모양의 카드보드가 블라스트 마커입니다.>

 3판에서 도입된 블라스트 마커의 경우도 무척 잘 만든 요소인데, 전투의 경과에 따라 피해를 입으면 떨어지는 전투력을 무척 잘 구현했습니다. 부대원들이 아무리 용감해도 포병대의 포격을 받으면 웅크리고 포격받는 위치를 이탈하려고 하며, 조준사격이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는 사기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사기가 떨어지면 모델이 후퇴하는 것은 GW의 전통이지만, 공격 받는 부대의 효율성을 수치화시켜 떨어뜨리는 것을 구현하여 게임의 결정적인 요소로 적용시킨 것은 에픽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물론 GW 게임답게 사기 체크는 라운드 끝에 Rally Phase라는 별도의 과정을 통해 판정합니다.

 이렇듯 현실적이지만 구현하기 어려워 보이는 워게임적 요소들을 에픽은 놀랍도록 직관적이고 이해하고 배우기 쉽게 만들어냈습니다. 실제로 모든 특규를 포함한 룰북의 분량은 A3의 작은 사이즈의 책으로 50페이지도 채 되지 않습니다. 괜히 워해머 40k의 대부 저비스 존슨이 본인이 만든 룰에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5. 에픽의 현재와 미래

 지난 글에 언급했다시피 에픽은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허나 출시 당시까지의 모든 모델을 6/8mm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 하에 2000년대까지 출시된 거의 모든 모델을 소형화하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심지어 에픽 스케일로만 출시 후 조형기술의 발전으로 40k 본 게임에 등장하게 된 경우도 꽤 됩니다. 대표적인 모델은 코탱크. 에픽에서만 놀다 현재는 40k 본 게임에서도 사용 가능합니다. 그 외에 베인블레이드 계열 차량들도 에픽에서만 볼 수 있었으나, 포지월드를 거쳐 현재는 40k에서도 아스트라 밀리타룸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놀랍게도 모타리온이나 마그누스 등의 데몬 프라이마크들도 에픽 스케일로 존재했었습니다.

<에픽 모타리온. 호루스 헤러시 소설의 발매 전이라 그냥 "데스"가드의 사신의 모습에 집중한 듯한 조형>

 그러나 2010년대 들어 GW가 스페셜리스트 게임 일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서 배틀플릿 고딕, (10여년 뒤에 부활하게 되는) 네크로문다, 블러드 보울, 모드하임 등과 같이 에픽은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되는 듯.. 하였으나, GW은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으니.. 에픽은 모든 스페셜리스트 게임 중 (아마도 블러드 보울 다음으로 가장) 골수팬이 가장 많은 게임이었다는 것. 그리하여 에픽씬은 완전히 팬베이스로 넘어가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NetEpic, NetEA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2판을 베이스로 한 넷에픽의 룰북 표지>

 NetEA는 에픽 아마겟돈(4판)의 룰셋을 기본으로 형성된 커뮤니티입니다. 단순히 대회 소모임이나 대회 운영의 범위를 넘어서, 기존의 룰과 팩션의 허점을 계속해서 보완해나가고 새로운 팩션을 추가하는 작업을 현재까지 진행 중입니다. 그리하여 스페이스 마린의 경우 챕터별 팩션, 그리고 공식 룰상 존재하지 않았던 타우나 네크론 등의 소수 팩션 등의 아미 리스트를 수많은 테스트플레이를 통해 밸런스를 검증하고 추가했습니다. (에픽에서의 아미 리스트는 해당 팩션에서 사용 가능한 병종의 구성과 스펙을 나열한 자료로, 40k의 코덱스 데이터 시트 모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검증 과정은 상당히 빡세기 때문에 NetEA의 Official 딱지가 붙은 아미 리스트는 밸런스를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이 과정이 얼마나 빡센지 제 40k에서의 메인 팩션인 블러드 엔젤의 경우 상당한 인기 팩션임에도 아직까지 아미 리스트의 밸런스를 확정받지 못해 "검증 중" 상태에 있을 정도입니다. 여튼 NetEA의 룰을 사용하는 에픽 게임들의 경우 2019년까지 대회도 플레이도 활발했으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활동이 상당히 주춤해진 것 같아 아쉽습니다.

<NetEA의 행사 도중 찍은 사진. 헤러시의 냄새.>

 그 외에 NetEA를 기반으로 영국을 거점으로 하는 NetUK, 호주를 기반으로 하는 NetAU 등이 있습니다. NetEA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룰은 거의 같지만, 일부 아미 리스트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NetAU에서는 호러스 헤러시를 에픽 스케일로 구현한 룰셋과 아미 리스트를 공개하여 헤러시 팬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가장 세계적으로 많이 돌아가는 에픽은 4판인 에픽:아마겟돈의 룰셋이지만, 에픽:40k의 전신인 2판 스페이스 마린 + 타이탄 리전의 현대화는 NetEpic에서, 그 외에 페이스북 Epic40k: Remastered라는 소모임에서 3판 룰셋의 정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룰적 측면 외에 모델링 측면에서는 3D 프린터의 보급으로 에픽씬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GW은 자사의 모델을 복제하는 것을 엄청나게 경계하고 수시로 이를 제재합니다. 에픽모델이 GW에서 단종된 이후 에픽의 포럼에서는 기존의 조형을 복제하여 원가 수준으로 판매합니다. GW의 지원이 끝났어도 의외로 에픽의 팬들이 많았던만큼 이 장사도 제법 잘 된 모양입니다. 그러자 기존에 GW에서 팔던 물건들 뿐만 아니라 헤러시를 기반으로 한 모델들도 새로 조형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 팔던 에픽 물건을 포럼웨어(Forumware), 즉 포럼에서 제작한 모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점차 포럼웨어의 장사 규모가 커지자 GW가 칼을 빼들고 복제 모델에 대한 철퇴를 내립니다. 에픽 팬들은 모델도 안 내주는 주제에 왜 복제나 제작도 못하게 하느냐며 화를 냈지만, 저작권이 GW에게 있는 것이 법적 사실이니 마냥 GW를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포럼웨어의 조형 수준은 정식 모델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몇 년 뒤에 3D 프린트가 엄청나게 보급됩니다. 복제 못지 않게 3D 프린팅 또한 GW는 달갑게 보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실제로 3D 모델링 사이트를 가 보시면 40k 모델을 그대로 복제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개 숄더 패드나 무장 정도? 아니면 스페이스 마린처럼 생겼지만 뭔가 미묘하게 다른 모델이라든가, 아니면 워해머 모델이 맞긴 한데 28mm 미니어처 치고는 많이 큰 사이즈의 디테일이 엄청난 캐릭터급 모델 정도가 주류고, 40k 게임에서 누가 봐도 GW에서 지금 팔고 있는 그 팩션의 그 모델이다 싶을 정도의 동일성을 가진 모델의 도면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혹은 올라오더라도 금방 사라집니다.)

 하지만 스케일이 완전히 다른 에픽의 경우에는 과거에 복제와는 달리 GW가 일단 사실상 암묵적으로 파일의 유통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셰이드웨이 등의 3D 도면 사이트를 방문해보면 에픽 스페이스 마린 보병, 차량들이 쏟아집니다. 또한 GW의 2010년대 중반의 써드 파티 소송 대란 이후 써드 파티에서는 40k와 비슷하지만 그래도 뭔가 좀 다르게 모델을 내고 있는데, 에픽 모델을 판매하는 써드 파티의 경우에는 누가 봐도 40k 팩션인 애들을 이름만 바꿔 팔고 있습니다. 

<시오배 보병진. 전부 써드 파티 모델입니다. 25명에 7천원..>

 CEO가 바뀐 후에 유저 친화적으로 노선을 변경한 GW 입장에서 이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내버려두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에픽을 지원하지 않는 팬베이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과연?), 아니면 더 이상 40k 본 게임과 경쟁 대상이 아니기 라고 판단하여 판촉 차원에서그냥 방치하는 것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재 에픽의 3D 도면과 써드 파티 모델은 차고 넘칩니다. 덕분에 NetEA를 비롯한 준공식 에픽씬에서는 조금 낡은 감이 있는 97년의 에픽 모델들 보다 3D 프린팅과 써드 파티 모델을 오히려 권장하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 에픽을 해야지! 하고 마음을 먹으셨다면, 모델을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중고로 모델을 구하시든, 써드 파티 사이트에서 새로 구매하시든, 마음에 드는 3D 파일을 사용해서 출력 대행을 맡기시든, 방법은 여러가지. 방법이 많은만큼 스페이스 마린이더라도 종류가 다양하니 그냥 입맛 따라 마음에 드시는 모델을 고르시면 됩니다. 

 위에 시오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베이 등지에서 전부 비싸게 정품을 긁어모을 예정이 아니시라면 현재 에픽은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쥬얼을 추구하신다면 보병류보다 차량류에 자원을 더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보병은 정말 작아서 대충 뭉개도 거기서 거기처럼 보이거든요. 

<보병은 그냥 대충 무기랑 가슴 장식만 칠해주면 그럴듯함>

 
 그럼 대강 에픽:40k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은 다 드린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소개글 마지막으로 다카다카에 에픽 입문에 대해 작성한 Pacific님의 훌륭한 글을 중심으로 모델의 구매 루트와 커뮤니티 소개, 그리고 저희 모임에서의 향후 에픽 계획 등에 대해 끄적거릴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형도 커미션하고 준비한 것이 많읍니다>

조이토이 워해머 스페이스 마린 인필트레이터 액션피규어 대충 리뷰 Warhammer 40k


 프리오더 후 꽤 오래 기다렸던 조이토이 인필트레이터 액션 피규어가 도착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어지간한 스페이스 마린 관련 피규어 기타 물건들은 다 만져봤지만, 가장 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극단적인 녀석들이라.. 리뷰 대충, 사진 많이 올리는 방향으로 써보는 것으로!

<미니어처와의 사이즈 비교.>

<세트 박스. 박스를 열어 보면>

<내부 박스 모습>

 내부에는 박스가 네 개 들어있습니다. 박스 앞에 ? 가 커다랗게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스페이스 마린 히어로즈처럼 낱개로 히든처럼 판매할 예정으로 출시한 것 같긴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트로 구매할 것으로 생각되지만요. 희한하게도 본 게임/미니어처에서는 5기가 한 부대로 편성되는데, 조이토이 워해머 피규어들은 전부 네 개가 한 세트입니다. 한 개 따로 구해서 부대를 완성하라는건지 뭔지.. 여튼 내부 박스를 열어보면,

<낱개 구성물>

 구성물은 이 정도입니다. 손은 연질인데, 거의 같은 자세가 두 개나 있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구성이지만, 나머지는 거의 미니어처 그대로입니다. 볼트 카바인/볼트 피스톨 뿐만 아니라 볼트 피스톨이 들어있는 홀스터도 들어있네요. 인필트레이터는 인커서에 비해 헬멧을 쓰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면, 컴뱃 나이프가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커서는 스프루만 들고 있고 조립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딱히 선호하지 않는 디자인이라 처음부터 피규어는 인필트레이터로 확정이었습니다만, 인커서도 평이 나쁘지 않습니다. 사실 뱅가드 마린들의 실루엣은 비슷하니 그냥 취향껏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튼 대충 조립하고, 같이 주문한 조이토이 디오라마에서 사진 몇 장 찍어봤습니다. 까메오로 곧 탄신일을 맞이하는 20세기 최고의 액션 배우도 찬조출연 해주셨으니 즐거이 봐주시길.

<울트라마린 2중대 전진기지의 일상>
<서전트 옥타비오는 무장을 정비 중입니다.>

<이것이.. 황제의 분노라는 볼터?! 당황하는 옥타비오 병장님.>

<2층에서 미니건을 만져보는 통신병에게..>

<나 이소룡의 우주구급 광배의 비결은 바로 풀업>

<2층에서 기지를 관조하는 풀로 형제는..>

<실은 이소룡의 광팬. 수줍어하는 모습으로 같이 사진 한 방.>

<황급히 계단을 올라가는 사이루스 형제에게는..>

<감정이 많은 드래곤님.>

<사이좋게 기념촬영으로 마무리>

 사진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일단 어지간한 자세를 어느정도 다 소화할 수 있는 관절의 유연성이 최대 장점입니다. 무게중심도 잘 잡는 편이고, 발가락을 포함하여 거의 어지간한 부분에는 다 관절이 달려 있기 때문에, 원하는 자세를 쉽게 잡아줄 수 있습니다. 사실 반다이 인터세서보다도 관절의 유연함에서는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재질은 연질/플라스틱의 조합인데, 그래서 파츠를 교환할 때 부러질거란 걱정이 크게 들진 않았습니다. 갖고 논다는 측면에서는 지금까지 나온 제품들 중 최고입니다. 가격도 개당 4만원 정도니 가성비도 나쁘지 않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나름대로 엣지 하일라이팅까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정말 미니어처를 확대시킨 느낌입니다.

 단점은 마감이 아주 심각하게 떨어집니다. 박스를 열자마자 사일루스 형제의 백팩 안테나는 접착제가 떨어져서 굴러다니고 있더군요. 관절의 강도도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손목은 아주 쉽게 들어가고 어떤 손목은 아무리 힘을 줘도 교체가 안 되어서 살짝 깎아줘야 할 정도입니다. 

 엣지 하일라이팅도 이거 제 생각에는 시타델 페인트로 대충 드라이브러싱 한 것 같습니다. 특히 왼쪽 숄더패드 테두리 안쪽은 정말 대충 드라이브러싱으로 뭉갠게 눈에 보여서 거슬릴 정도입니다. 나머지 엣지도 보아하니 칼가 블루로 드라이브러싱한 것 같은데, 이게 마감제가 안 올라가 있어서 같은 부위를 계속 건드리면 십중팔구 도색이 까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총평은? 그래도 사세요! 지금까지 나온 워해머 관련 피규어 중 한 개만 고르라고 하면 전 이걸 고를겁니다. 갖고 노는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1:18 스케일이긴 한데, 파워아머의 육중함 덕분인지, 일본/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갖고 놀기 좋은 1:12 스케일과도 제법 호환이 됩니다. 

 뱅가드 마린들은 잠입의 대가/특수부대라는 설정이라, 현대 총기류를 1:12 비율로 고증에 충실한 디테일을 자랑하는 리틀 아모리 프라모델 라인과 조합시켜봤는데, 오히려 원본보다 나아 보일 정도로 대만족입니다.

<M134 미니건과 파마스로 경계 중인 인필트레이터들>

<미군의 제식화기 M4A1을 장비하고 출진하는 풀루스 형제>

<장전!>
<조준!>

<맨손격투!>

<이야 멋지다 파란색 내가 칠해주께!>


 갖고 노는 맛이 있어서 심심하면 이런 사진 찍으면 재밌겠다 싶어서 사진도 계속 찍게 되네요. 여튼 전 추천드립니다. 인빅터 워수트랑도 같은 뱅가드 계열이라 컨셉이 겹치니 미리 구해두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곧 출시될 인터세서/인빅터도 선주문 완료했으니 오는대로 또 갖고 놀고 올려보겠습니다!




마블 마니우스 칼가 전종 Warhammer 40k


 일전에 3호까지 수집 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작년 10월 경부터 마블에서 마니우스 칼가의 이야기를 출시했었습니다. 매달 1호씩 총 5호로 완결이 되었는데, 마블에서 자체적으로 출시한 각종 배리언트도 모자라 GW에서도 자체적으로 GW 한정으로 표지를 내버려서 수집하는 입장에서는 표지만 다른 같은 책을 몇 번이나 사게 되면서 정말 짜증났었습니다. 물론 한정 배리언트를 제외하면야 각 호의 가격이 그리 비싼 것은 아니지만, 손 놓고 있으면 금방 품절되어 이베이에서 바가지 쓴 가격에 더해 전부 배대지 처리해야 국내에 들여올 수 있는 입장이니 정말 쓸데없이 손이 많이 가더군요.

 일단은 GW 한정판도 6월부로 5호가 나오면서 이제 더 나올 것이 없어 보이니 자체적으로 수집 종료!

<일반판>

<1:25 한정판 및 마블 배리언트>

 일반판은 일반판답게 가장 해당 호수의 내용을 적절히 반영한 듯 합니다. 1:25 및 마블 배리언트는 내용물과는 그리 상관이 없는 그림이 표지로 들어가 있습니다. 심지어 5호의 경우는 그라비스 아머도 아니고 터미네이터 아머를 입은 5판 즈음에 나온 칼가의 그림이 들어가 있군요.

<GW판>

GW판 표지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역동적이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이상하게 1호만 광속 품절되고 나머지는 아직도 공홈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1~5호 합본>

 가장 최근에 나온 전체 호 통합본입니다. 수집 따위 관심 없고 그냥 만화책 내용만 보고 싶다 하면 이걸 구하시면 됩니다. 

<전체샷>

 처음에는 게임룸 벽에 붙이면 분위기 살겠다 싶어 다 모아야지 했는데, 막상 보니 너무 그림이 원색적이라고 해야 할지, 여튼 분위기에 맞지 않아 영.. 다음 마블과의 콜라보는 시스터즈 오브 배틀로 예정이 되어 있습니다만, 블러드 엔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 이상 그냥 앞으로는 합리적인 소비자마냥 합본만 구매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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